별없는 밤 우리의 망상으로 채웠던 몽골 여행을 마치며

보드카 한잔에 하고싶었던 일과 말들을 타서 마신 초원의 게르 그 안으로

by 연두씨

하필 우리가 떠난 3박 4일은 구름이 잔뜩 찬걸로 모자라서 눈이 펑펑 내렸다.

보통 몽골여행하면 떠오르는 밤하늘을 가득채운 별, 은하수, 황홀한 광경인데, 원망스럽게도 구경도 못했다.

심지어 투어 안내책자에도 이렇게 써있다.


'당신이 정말 운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루이상은 은하수를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날씨운 지지리도 없는 둘이라며 짜증내는 대신, 또 몽골을 오라는 말인가보다하며 깔깔 웃어넘긴다.


스무살, 봉사활동에서 만난 인연으로 언니와 함께 몽골 여행을 떠났다.

여행 좋아하는 둘이 아니라면 꽤나 난이도 높다는 몽골 여행은 꿈꾸기 어려웠을테지?


같이갈 사람이라면 없는건 아니고, 안되면 기어코 혼자 여행하는 나라도 몽골을 간다면 이언니와 함께 가자고 생각했다. 오지를 기꺼이 가고싶어하고, 무서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생각만으로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 나와 다르지만 또 비슷한 친구였다.


별보러 간것만은 아니지만 참 아쉽긴 했지.

대신에 우린 길고 긴 밤을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로 채웠다. 시덥지 않은 농담도 하고, 현재의 고민과 몇년후의 그리는 미래에 대해서 떠들면서.


내리는 결론은 : 우리는 무언가를 하고싶다.

'무언가'라고 하니 참 막막한데, 한마디로 말하고픈데 많이 어렵다.

그 '무언가'는 우리가 현재의 일과 환경에 안주하지 않게끔 한다. 그것은 계속 욕심을 갖게끔 하고, 하기싫지만 해야할것같은 일도 하게끔 한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게끔하며, 세상을 보는눈을 게을리한다면 곧바로 '무언가'와 멀어질테다.


나는 우선 '무언가'를 위해서 이처럼 글을 쓰기로 한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둘 해보다보면, 언젠간 '무언가'라는 것을 몇마디로 정리할수도 있겠다.


그럼, 오늘은 '무언가'를 위한 행위(이 글을 쓰는것)를 무사히 마쳤으니, 뿌듯하게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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