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꼭지글.1] 버림받을까봐 불안한 나와 사람들에게

어린 연애; 집착형 애착유형의 가스라이팅 가해자 탈출 일지

by 연두씨



내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애인 K는 정말 다정했다. 섬세하게 말하고 다루는 모습에 사랑받는 것 같아 벅찼다. 그런데 K는 모두에게 다정하다. 모두가 K를 좋아했다. 처음에는 만족스러웠다.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바로 걔의 연인이라는게 자의식을 높여주는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연애는 시간이 지나도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고, 시간이 갈수록 나는 불안해졌다. 분명 내가 K의 연인인데, 나는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증명받고 싶어했다.


K는 언젠가부터 B선배와 가까워졌다. 모두가 K를 좋아했고 그도 모두에게 친절했지만 나는 K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B에게는 친절함 그 이상의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매순간 내가 어디있는지 파악하던 K는 언젠가부터 B가 오는 시간, B를 만날수 있는 장소로 나가 기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은근히 눈치를 봤다. 모두가 좋아하니까 내가 또 오해하는거라 여겼다. 어느날 K가 몰래 B와 손편지를 주고받는것을 눈으로 보게되었고, 너의 넘쳐나는 사랑은 이때부터 나를 해하는, 그리고 너를 해하는 무기가 되었다.


분노에 찬 내가 K에게 화를 냈다. 거침없이 말을하고 폭력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나에게 이럴수 있냐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그래도 헤어짐을 고할수 없었다. 그 무엇보다 나를 떠나는것이 가장 두려웠기 때문에.


K는 나를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리려 애썼다. 요구하는대로 받아들이고, 왔다갔다하는 기분만큼 나쁜말도 들어주었다. B는 몇개월후 떠났고 분명 더이상 눈앞에 없고 만날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내 불안은 끝이 없었다. 내가 안보는데에서 B와 다정하게 연락할 것 같았다. 핸드폰을 보여주어도 왠지 다 지웠을것만 같았다. 모든것이 거짓같았다. 병적인 의심이 이미 나를 지배하고 모든 행위를 통제하고 있었다.


제일 힘든것은 사랑하는 상대를 믿지 못하는 내 지저분한 의심의 행위들이었다. 네가 먼저 큰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난 너에게 이정도 요구해도 된다고 나와 너에게 합리화 했다. 불리할때마다 그때 이야기를 꺼냈다. 너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가스라이팅이었다.



그렇게 독약같은 관계를 3년을 끌어갔다.




어린 연애였다. 왜 어린 연애냐고 표현하고 싶으냐면 참 좋아했지만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몰랐다. 좋아하는 마음을 어쩔줄 몰라 흘러내릴듯 외치고 안아주다가도 질투나면 화나는대로 내뱉고 들이 받았다.

놓아주어야할땐 놓아주어야했고, 둘다 행복하지 않을것같은 순간이 왔을땐 미련은 접어두고 마음을 접었어야했다. 어찌보면 내 마음과 나를 아낄줄 몰라서, 너 또한 소중하게 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정서적, 사회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보호자 및 주위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여러 애착 유형을 갖게 되며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낭만적관계(romantic relationship)에서 연관을 지어 애착이론을 분석하기도 한다.

나와 같은 집착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항상 상대에게 버림받을 것 같은 불안한 감정을 느낀다.

타인의 가치관과 시선에 지나치게 의존적으로 굴고 미움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느라 감정에 솔직하지 못할때가 많다고 한다. 집착형 애착의 인간이 안전형 애착으로 가기위해서는 본인이 집착형임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지만, 이보다 다음단계로 발전해보려 노력한 부분을 적어볼까한다.



글로 생각을 적어낸다.

불같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내려적다보면, 왠지 머리에서 끄집어 내려놓아지고 또 남에 이야기처럼 관망할수 있게 된다. 많이 불안정한 상태일때는 나쁜 생각들은 한곳에 적어두고 되도록 꺼내어 보지 않는다. 마음이 안정되었을때, 그때 말고는 아주 가끔만 꺼내어 보기로 한다.


관계에 할애하는 비중을 낮춘다.

달걀이 잘 깨진다면 나눠담아야한다. 내가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열정이 10이면, 연애든 일이든 하나에 10을 쏟지 않는다. 관계를 맺으면서도 일과 취미에 시간을 분명하게 할애한다. 집착형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관계에서 나자신보다 상대에게 의존적이다. 따라서 상대와는 관계없는 일에도 열심히 애정을 쏟아야한다.


나를 아끼는 사람으로 변해야, 아무도 내곁을 떠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나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되어가다보면, 지금 옆에 있는사람을 아낄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좋은 마음을 표현하고 매달리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가 사랑을 느낄때 나에게도 벅찬 기쁨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한다. 내기준에서 네 기준으로 생각하고 너에게 필요한 순간들을 채워줄수 있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인연을 맺는다는것은 내가 세상을 보던 시야를 너가 보는 세상까지로 두배이상 크게 만들어주는 행위이다.



그때는 그럴수 밖에 없었던 나를 위로하고,

성숙하지 못했던 나와 K 모두 그순간을 각자의 글에 내려놓고 관망할 수 있게 되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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