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맛
"사장님 안녕하세요?"
장사만 했을 뿐인데,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받는 사람이 되었다.
장사를 하다 보면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세 종류로 나뉜다.
① 서로가 잘 아는 사람
② 상대는 나를 아는데 나는 긴가민가한 사람
③ 상대는 나를 아는데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
방금 지나가며 인사를 건넨 중년 여성은 세 번째였다.
그 친근한 목소리와 반가운 표정이 조금 미안할 정도로 낯설었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끝내 누구인지 떠올리지 못했다.
나는 그저 서귀포 올레시장 한가운데서 닭강정을 만드는 사람일 뿐인데
언제부터 이렇게 **“사장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많이 듣게 된 걸까.
새벽 6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서 있으면
“어디가멘?” 하고 뒤에서 말을 거는 사람이 있다.
어둑한 새벽 공기 속에서 놀란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그리고 그제야 깨닫는다.
아, 나는 누군가에게 아는 얼굴이구나.
가게에서도 마찬가지다.
손님이 들어오면 나는 자동으로 분류를 시작한다.
1번인가, 2번인가, 3번인가… 아니면 오늘 처음 뵙는 분인가.
그렇게 사람들과의 하루가 흘러간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고 장사의 세월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연예인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화려한 무대 위에 서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나를 보고, 기억하고, 또 찾아온다.
올레시장 상인들과 정방동 주민들,
그리고 매일 SNS에 올라가는 내 흔적들을 본 사람들에게
나는 더 이상 낯선 타인이 아니다.
이 동네에서 ‘메밀꽃치킨 사장님’이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된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인스타그램, 유튜브.
오늘도 카메라 앞에서 잠깐 미소를 짓는다.
“치킨아저씨”라는 이름으로 흔적이 쌓여간다.
화려하진 않아도 빛난다
나는 인기 연예인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하다.
시장과 동네 사람들에게
나는 **“손 뻗으면 인사할 수 있는 연예인”**이다.
조용히 살아도 잊히지 않는 사람,
매일 무대에 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기억하는 사람.
그 소박한 spotlight가
오늘도 나를 다시 가게 문 앞으로 이끈다.
노래 대신 치킨 냄새를, 조명 대신 환풍기를 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