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 그래서 나는 또 문을 연다
차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노후 준비는?”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일할 거야.”
시장에서 은퇴는 없다.
80세, 85세도 가게 문을 연다.
그러다 어느 날 안 보이면
그때는 문상을 간다.
잘릴 걱정 없고
출근하면 돈이 들어오고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이 있다.
나는 그게
행복한 노년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문득
의심이 든다.
나도 모르게 작동하는
방어기제는 아닐까.
은퇴해서 노는 친구들이 많다.
여행을 다니고, 골프를 치고,
“이제 좀 쉬어야지”라고 말하는 얼굴들.
그들 앞에서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이 들어도 일은 필요해.
나는 여전히 일하고 있어.
그러니 내가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야.
그 말은
나를 위로하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조금은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나는 정말
죽기 직전까지
일하고 싶은 걸까.
어제는 평소보다 손님이 많았다.
대기표가 늘어났고
저녁 7시에 예약된 단체 주문이 겹쳤다.
시간이 7시에 가까워질수록
뇌가 먼저 반응한다.
불안해지고
긴장한다.
집중해야 할 때면
나는 습관처럼
호흡을 작게 한다.
숨을 참고
일을 밀어붙이는 몸.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멈춘다.
릴랙스.
그리고
심호흡을 크게
여러 번 해본다.
작년에 비해
올해
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몸이
더 무거워진 건 사실일까.
아니면
이제야
그 무게를
정직하게 느끼기 시작한 걸까.
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 마신ㄷᆢ
차 안에서 들었던
아내의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노후 준비는?”
나는 아직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채
오늘도
숨을 고르며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