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때론 속도가 방향을 결정해 주기도 한다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어느덧 오십이 훌쩍 넘어 버렸고 제법 흰머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이 되지 않았을 때 무작정 들어간 곳이 사금융업을 하는 회사였다.
흔히 사채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파이낸싱이라고 하는 부동산을 포함한 금융상품을 파는 회사였다
그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금융 투자였기에 여기저기 파이낸싱 투자 회사가 생겨났었다.
그중 국내 2위 정도 되는 꽤 괜찮다고 알려진 회사에 들어갔지만 국내 파이낸싱 사업 자체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바람에 입사 6개월 만에 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6개월 만에 젊음 패기는 바닥에 떨어졌고 패기가 사기로 용기가 만용으로 순식간에 변색해 버렸다.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그 사건 이후 나의 젊음엔 암흑이 찾아왔고 참 오랜 시간 괴로워했었다.
그리고 삶의 방향을 한순간에 잃어버렸고 속도도 멈춰 버렸다.
그 당시 유일하게 내게 남아 있었던 선택사항은 삶의 터전을 벗어나는 것이었기에 도망치듯 서울로 갔다.
그리고 방향 없이 쉼 없이 달렸다.
마치 출구 없는 고속도로에 올라탄 소형경차처럼..
그 당시 나는 고통과 후회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 밖에 없었기에 뚜렷한 방향 없이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달렸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내 젊음은 속도 그 자체가 돼버렸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 황상에게 남긴 말 중
“속도 보다 방향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으로 볼 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속도가 먼저인 시기가 있고 방향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시기가 있다고 본다.
삶 전체가 방향만을 우선시한다면 몽상가나 공상가 그리고 이상주의자가 될 소지가 높을뿐더러 삶의
파워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삶엔 파워가 있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도가 반드시 있어야지만 파워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운동량의 공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운동량=질량 ×속도 이다.
결국 인생은 얼마만큼의 많은 운동량이 있느냐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수준과 열정을 만들어 내고
사회적 평가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속도 보다 방향이다”가 틀렸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시기가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그 시기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한 건 그 시기에 맞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속도를 내야 할 때 방향만 보고 있고 방향이 필요할 때 서두르기만 한다면 참 어설프고 고단한 삶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주감정을 받거나 타로를 보는 이유가 지금 이시기가 속도를 내야 할지 아니면 방향을
잡아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 것을 알고자 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주명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감정하는 학문이다.
삶의 공간분석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대한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현시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규모를 줄여야 하는지
아니면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냥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감정을 하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타로카드 또한 내방자의 궁금한 사항에 대하여 선택된 타로 카드의 리딩을 통해 속도냐 방향이냐를
어느 정도 결정해 주는 것이다.
사주명리와 타로의 차이라고 한다면 단편적으로 얘기하자면 타로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것이고
사주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 위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을 감정해 주는 것이라 이해를 하면 될 것 같다.
하여간 “속도 보다 방향이다”가 틀렸다 라가 아니라 지금의 시기가 어떤 시기인가를 정확히 알아
채는 것이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이렇게 말이 길어진 것 같은데
이것이 궤변으로 비추어 질 수 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무조건 방향 만을 바라보는 것은 삶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때론 속도가 삶의 방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