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어떤 색깔을 품든 그 속에는 저마다의 바람이 있다. 훅 끼쳐오는 바람은 때때로 새롭고 서로 다른 감상을 내어 놓는다. 대개 나는 다수의 바람을 좋아한다. 머리카락 사이 송골송골 맺힌 고민들을 바싹 말려주는 것 같아서. 우리가 가진 '바라다'는 마음 또한 같지 않을까. 바라는 것만으로 미소 지어지고 흑빛 먼지로 켜켜이 묵은 마음에 새 숨이 찬다. 간혹 태풍처럼 무서운 바람도 있지만 우리를 집어삼켜 무언갈 해치는 바람보다는 나와 너를 쉬게 하고 다독이는 바람들이 가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