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내내 날씨가 좋지 않다. 콸콸 내리는 비에 쾅쾅 울려대는 천둥, 번개가 하늘에 저마다 소리를 쳐댄다. 날 한번 참 얄궂다 하는 하루, 하루다. 이런 날 가족들이 모여 땀인지 비인지 모를 눅눅함에 적셔져 이사할 곳을 찾아다녔다. 궂은 날씨에 궂은 집들만 잔뜩 봤다. 어둑한 낯이 빛 가린 하늘 탓인지 더욱 짙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를 위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잽싸게 다리를 옮기며 사이사이 미소와 몇 마디 말로 위로를 건넸다. 궂음 뒤 굳음이 오는 건 비단 하늘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고. 궂다와 굳다가 쉼 없이 일어나는 게 우리의 생이고 그 어느 것에도 각자의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