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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알갱이 Jun 27. 2024

세 번째 단어

푸르다

좋아했던 많은 것들에 대한 마음이 하염없이 옅어질 때가 있다. 그 어느 것에도 귀 기울여지지 않고 눈길이 가지 않을 때, 삶은 꼭 멈춰버린 것만 같다. 그 속에서 유독 살아있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존재들은 참으로 푸르르다. 사람의 키를 가뿐히 넘어서 울창함으로 녹음을 뿜는다. 푸른빛, 푸른 향, 푸른 소리 속에선 멈춰 선 삶도 흐른다. 마침내 비로소 평안하고 푸르게 좋아함이 싹튼다. 내게 푸르다란 단어는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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