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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HAS Jan 12. 2022

[MovieLog2022]조용한 희망 vs  MAID

모든 여성과 딸이 있는 아빠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2022년을 맞이해서 처음으로 보게 된 드라마이다. 유튜브에서 배우 배두나 님이 추천을 해서 보게 되었는데 한 번에 몰아 보는 성격으로 이틀에 걸쳐 한번에 정주행을 한 드라였다. 


드라마는 주인공 알렉스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드라마인데 내용이 슬프게도 대물림되는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에서의 가정폭력은 물리적 폭력 대신 정서적 폭력을 담고 있다. 한국어 제목은 '조용한 희망'이고 영어 제목은 'MAID'인데 영어 제목은 여주인공 알렉스가 집을 나와 독립을 시작하면서 갖게 되는 직업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며 개인으로는 한국어 제목이 드라마 내용을 잘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저소득층 부모의 현실,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 저소득층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그렇게 묘사된 것들이 현재의 일상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막막함을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말 그대로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이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지금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주인공 알렉스는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는 남편의 정서적 폭력과 물건을 부수는 등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이 되면서 딸을 데리고 밤에 집을 나와 가정폭력 쉼터를 통해 자립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여 남편으로부터 독립을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별다른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해서 전업주부로만 생활했기 때문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maid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알렉스의 엄마 또한 자신의 남편이 알코올 중독으로 가정폭력을 일삼자 딸과 함께 집을 나왔다. 알렉스의 남편인 션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마약을 했으며 아빠한테 9살부터 술을 배워 하루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알렉스는 maid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딸에 대해 무한 애정을 표현하고 현재의 자기 자신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결혼으로 인해 진학하지 못한 대학에 진학하기를 결심하고 지원서도 제출하여 합격을 하게 된다. 


드라마 중간중간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고 알렉스를 도와주려 하는 사람들도 있고 훈훈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런 내용은 직접 확인해 보시길 추천한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알렉스가 남편으로부터 가스 라이팅을 당하는 장면이었는데 알렉스, 알렉스 남편, 알렉스 친정아빠, 딸 이렇게 네 식구의 저녁식사 중 일상의 무력감에 식욕을 느끼지는 못하는 알렉스에게 남편이 퍼붓는 모든 말 갑이 을에게 하는 가스 라이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또는 나에게 누군가가 저런 형태의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고 하면 알렉스가 이혼과 양육권을 위해 친정아빠에게 생애 처음으로 부탁을 하게 되는데 아빠는 이 부탁들 거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정말 이 장면에서 아빠의 머리통을 휘갈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딸과 자신의 손녀를 위해 법정에서의 증언을 요청하는 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아빠는 자신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위가 안쓰러웠을 수도 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남이다. 자기 자신도 술 마시고 부인을 때려 이혼을 하게 되었으면 자기 자식을 위해 평생 사랑 한번 제대로 해주지 못한 그 딸이 안쓰러워서라도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열이 오른다. 

또한 알렉스의 친정 엄마도 딸 인생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딸에게는 애정을 엄마로서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않으나 의약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고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독립을 했으나 남자의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람이다. 인생에 사랑 빼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딸을 버리고 결국 남자를 선택한 사람이다. 


이 드라마는 물리적 폭력이나 마약, 알코올 섭취 등의 장면을 많이 보여주지 않는 대신 깊고 진한 심리묘사를 통해 폭력에 대해 경고하고 그런 폐해가 기성세대에서 자녀세대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회 시스템이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지도 콕 집어서 말하고 있기도 하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적지 않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가진 것이 작아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내일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주는지 경험해보아서 안다. 이 세상은 많이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내처럼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현재 결혼을 하려고 하시는 분들 포함 모든 여성에게 추천하지만 딸이 있는 아빠들에게도 적극 추천하는 작품이다.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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