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는 진서가 오빠에게 놀러 간 사이 진서 아빠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서가 지금 일어났어요. 진서 갈아입을 옷 챙겨서 오시면 될 거 같아요”
“알겠습니다”
삼십 여분 정도 지난 후 전화벨이 울렸다.
진서 아빠가 집 앞에 도착했는데, 자신이 집으로 올라갈지, 산하가 내려올지 물어보는 전화였다.
자신이 내려갈 테니 기다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준서야, 엄마 진서 아빠한테 진서 갈아입을 옷 좀 받아 올게”
“알았어”
아파트 입구로 내려가니 진서 아빠가 차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다가 산하를 보자 가벼운 목례를 건넸다.
“진서 옷 가방입니다.”
진서가 갈아입을 옷이 들어있는 가방과 함께 과일바구니를 내밀었다. 고맙다는 의미로 가지고 온 것이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 달라 말하니 거절하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가방과 같이 받아 들었다.
오전에 자신의 집에서 떠날 때의 모습하고 사뭇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진서 아빠는 진서가 가지고 있는 구릿빛 피부에 키도 제법 크고 체격도 좋아 보였다.
"감사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금방 갈아입혀서 데리고 나올게요"
“네, 걱정하지 마시고 천천히 내려오셔도 돼요”
산하는 진서 아빠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전하고 집으로 얼른 올라왔다.
"진서야, 아빠가 진서 데리러 오셨는데, 옷 갈아입고 집에 가자"
진서는 잠시 고민하더니 오빠 얼굴 한번 쳐다보고는 옷 갈아입으러 거실로 나왔다.
옷 가방을 열어보니 화이트 프릴 원피스에 양말이랑 속옷까지 꼼꼼하게 챙겨 온 것을 보니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예쁘게 옷을 갈아입은 진서는 산하에게 안겨 아빠가 기다리고 있는 밖으로 나왔다.
집을 나서기 전 오빠랑 살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중에 또 오겠다는 말도 빼먹지 않고 했다.
네 살 아이 몸 무게가 얼마나 되겠냐고 하겠지만 평균 십오 킬로를 내외한다. 산하는 준수도 두 돌이 지난 후부터는 몸무게가 버거워 걸음마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진서를 안고 육층을 내려가야 하는 게 걱정스러웠다.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입구로 나오니 진서 아빠가 자동차에 기대 서 있다 진서를 안고 나오는 산하를 보더니 얼른 뛰어와 자신의 딸을 받아 안았다.
"네 살이니 걸어도 되는데, 무겁게 왜 안고 나오세요."
"진서가 자연스럽게 안기더라고요."
진서 아빠는 뭔가 깨달은 듯 "아" 하고는 죄송하다는 말을 또 한다.
산하가 자연스럽게 진서 옷 가방을 자동차 보조석을 열고 좌석에 내려놓았다..
"저랑 어디 갈 때는 제가 안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서 그랬나 봐요"
“아줌마랑 손 잡고 걸어오지 왜 안겨왔어. 아줌마 힘드시게”
찬영은 미안한 마음에 진서에게 잔소리가 나왔다.
“괜찮아요. 엘리베이터 있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자기 아빠한테 편안하게 안겨 있는 진서를 보니 둘이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정말 폐가 많았습니다.
초면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진서 아빠는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혹시라도 진서가 오빠가 보고 싶다거나 오늘처럼 많이 보채는 날이면 연락 주세요. 자주는 못하겠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같이 놀아 줄 수 있어요."
산하는 진서가 오빠랑 헤어질 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면 연락하라는 말을 했다.
진서 아빠는 의외의 말에 산하 얼굴을 바라보았다.
"되도록이면 제가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지만, 정말 정말 힘들 때 연락드릴게요" 하면서 여지를 남겨 놓았다.
진서 아빠가 진서를 뒷 좌석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석으로 가는 동안 산하는 진서와 인사를 나눈 후 뒷문을 꼭 닫아 주었다. 진서 아빠는 가벼운 목례 후 차를 출발해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진서를 아빠 차에 태워 보낸 후 산하는 집으로 돌아와 그제야 여유로운 주말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아들 준수가 있었기에 힘들지 않고 수월하게 지나간 것 같다. 거실 소파 위에는 진서를 위해 사다 놓은 기저귀 팬티 한 세트가 놓여 있다. 남은 것들을 다시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안방 장롱 안쪽에 넣어 두었다.
구릿빛 피부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부녀 지간이 참 많이 닮은 얼굴이었다. 아들이기는 했지만 준서를 키우는 건 재미있는 경험이었는데, 집에서 놀고 있는 진서를 보니 딸을 키우는 건 아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했다. 옷 가방에서 나온 진서의 프릴 원피스를 보는 순간 진서가 딸이라면 세상의 예쁜 옷들을 찾아 입히고 예쁜 머리 장식을 매일매일 해 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졌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