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첫 키스

by SAHAS




찬영과 산하가 탄 차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달리고 있는 중이다.


“카풀 약속했는데 제대로 못 지켜서 미안해요”


“아직 한 달도 안 되었는데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혼자 퇴근하는 게 익숙해서 괜찮았어요”


"그러면 지금도 불편한 거예요?"


"아.. 제 대답이 그런 뜻이 되는 건가요! 지금은 불편하지는 않아요"


"다행이에요. 오늘도 불편하다고 했으면 같이 퇴근하자고 말하기를 잘못했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얼굴 보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문자랑 통화를 자주해서 편안해진 거 같아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아서 다행이네요. 경험해 보니까 마음만큼 행동도 엄청 중요하더라고요”


“마음은 매일 보여 주셨고 지금은 행동도 하고 계시니까 어제까지의 미안함은 끝내는 걸로 해요”


“칭찬받는 기분인데요”


“하하하, 본부장님 보기보다 다정한 스타일이네요”


“본부장님 말고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었는데 …”


“아, 찬영 씨”


“믿을지 모르겠지만, 고백도 아침마다 보내는 문자도 지금처럼 말 많이 하는 것도 산하 씨가 처음이에요”


산하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찬영을 바라보자,


“나는 사실만을 말해요.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으면 김지은 팀장한테 물어봐도 돼요”


“찬영 씨 말을 믿어 볼게요. 그런데 모든 것이 처음이라고 하기엔 로맨티시스트인데요"


“로맨티시스트라는 말도 산하 씨한테 처음 들어요. 산하 씨한테는 뭐든지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요? 제가 편하신가 봐요”


“편하다기보다는 산하 씨를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커서 그런 걸 거예요”


“또 이렇게 로맨틱한 말을 하시네요”


산하가 찬영의 말에 솔직한 대답을 하자 찬영은 쑥스러운 듯 창 밖을 바라보았다.

금요일 저녁이라 도로에는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역시 금요일이라 그런지 차들이 많네요. 저 많은 차들은 다 어디를 가는 걸까요?”


“우리처럼 집으로 가는 차도 있고 신나는 불금을 즐기기 위해 가는 사람도 있겠죠!”


지나가는 듯 흘린 산하의 말에 찬영이 답을 하니 그 말에 동의하는 듯 산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찬영은 자신이 산하와 얘기를 할 때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수다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은 산하가 자신과 있는 시간에도 편안하고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이 행동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김지은 팀장한테 한 턱 내야겠어요, 산하 씨에 대해서 얘기 안 해줬으면 아직도 나 혼자 짝사랑 중이었을 텐데 김지은 팀장이 나를 구재해 줬네요”


“저희 만나는 거 팀장님은 아시는 거죠?”


“내가 고백한 다음 날 찾아와서 물어보길래 내가 고백했다고 했어요”


“저희 팀장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고백했다고 하니까 소리 지르던데요.

김지은 팀장이 산하 씨 괜찮은 사람이라고 잡으로 먼저 말해줬는데 내가 이렇게 빨리 고백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퇴근할 때 기획팀 사무실에 가서 산하 씨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잔소리도 들었어요”


“아, 저희 팀장님하고 진짜 친하신가 봐요”


“동기 중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몇 안되기도 하지만 김지은 팀장 하고는 사원이었을 때부터 통했다고 해야 하나 일적으로 나 개인적으로나 잘 통하는 사이였어요. 그래도 퇴근 후 둘이서만 따로 술을 마셔 본 적은 없었어요”


“두 분이 서로에 대해 얘기하는 거 보면 찐 친구 같아요. 좋은 친구가 있는 거 같아서 부럽기도 해요”


“그렇게 생각해 주니까 고맙네요”


“저희 팀장님이 예전부터 신경 많이 써 주셨어요”


“좋은 친구가 산하 씨 팀장이라 마음이 놓이기도 해요”


찬영 말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찬영의 차는 어느새 두 사람이 사는 동네로 진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진서가 오빠 얘기를 많이 한데요, 저희 어머니가 누군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오빠한테 놀러 가기로 약속했었다고 집으로 한 번 초대하라고 하세요”


“진서 집으로 놀러 가는 건 준서한테 물어볼게요. 진서는 잘 지내고 있어요?”


“매일 늦게 가서 이번 주는 할머니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딸도 아빠 얼굴 보기 힘든 한 주였네요”


“두 여인에게 몹쓸 사람이 된 것 같네요”


“오늘 집에 가서 진서한테 잘해 주면 되죠”


“산하 씨는요?”


“저는 오늘 카풀 같이 해 줬으니까 용서할게요”


“너무 쉽게 용서해 주는 거 아니에요”


“처음부터 너무 막 하면 안 될 거 같아서요. 템포 조절 중이에 나름대로”


“아, 갑자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드네요”


“저는 공적인 일에 사적인 감정 대입 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구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그렇게 생각해 준다고 하니까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할게요”


“사람 마음을 공. 사로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찬영 씨가 노력하니까 제가 관대 해지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앞으로도 노력하는 모습 보일게요”


“매일 늦게 퇴근해서 피곤할 텐데 일찍 가서 쉬세요”


"그럴게요, 나는 내일 골프 약속이 있어서 진서랑 아침 산책은 못하는데 산하 씨는 아침 운동 나가죠?"


"네"


"일요일에는 진서랑 같이 산책해요. 아침에 산책로에서 만날까요"


"그래요, 운전 조심하시고 일찍 가서 쉬세요"


“그럴게요. 산하 씨도 잘 쉬어요”


차에서 내리려고 하는 산하를 찬영이 불러 세웠다.


“산하 씨!”


“네?”


“나 산하 씨 한 테 받고 싶은 거 있는데”


받고 싶은 게 있다던 찬영은 조수석을 향해 몸을 살짝 돌린 상태로 아무 말 없이 산하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서 살짝 당황한 그녀도 똑같이 찬영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의 말 뜻을 뒤늦게 이해한 듯 얼굴에 쑥스러운 기색이 비쳤다.


찬영은 산하를 지긋이 바라보던 열기에 젖은 촉촉한 눈빛을 띤 채 자신의 몸을 산하 쪽으로 기울이면서 그의 커다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싼 후 산하의 아랫 입술을 가볍게 잡아 물어서 한번, 진득하면서도 부드럽게 윗입술을 한번 더 물었다 놓아 주었다.


두번의 첫 키스 후 산하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던 찬영은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조심이 올라가요”

속삭이듯 그녀의 귀에 대고 이야기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 소리가 들리자 준수가 마중 나왔다.


“아들, 저녁 먹었어?”


“응, 엄마 피곤할 거 같다고 할머니가 먼저 먹으라고 해서 먹고 왔어”


“잘했네, 아들 오늘은 뭐 특별한 일 없었어?”


“다음 주에 영어 말하기 대회 있어서 유치원에서 연습하다 왔어”


“잘 할거 같아?”


“글쎄”


“상 안 받아도 돼. 상 받겠다고 스트레스받는 건 비 추천이야”


“엄마는 나 상 안 받아도 괜찮아?”


“아들 나이에는 상 못 받아도 괜찮아, 더 놀고, 놀고, 놀아도 돼”


“엄마 말대로 열심히 놀 수 있도록 해 볼게”


산하는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준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안방으로 향하면서 준수에게 말을 했다.


“아들, 엄마 샤워하고 나올게 놀고 있어”


“네”



산하는 드레스 룸으로 가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샤워를 하기 위해 안방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 부스에 물을 틀어 놓고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면서 찬영과 맞닿았던 자신의 입술을 살짝 만져 보았다.

찬영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금방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 경험을 해 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였는지 자신의 연애 세포가 다 죽어서였는지 찬영의 말에 당황했던 자신의 모습은 바보 같았지만, 반대로 그는 당황하는 자신의 얼굴을 본 순간 먼저 몸을 움직여 크고 따뜻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과 머리를 살며시 받쳐 주면서 입술을 붙여왔다.


찬영과의 첫 키스는 부드러웠지만 짙은 마음이 느껴졌고, 두 번째 키스는 깊은 애틋함이 느껴졌었다.

키스가 끝난 후에도 찬영은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어깨에 올려 키스의 여운까지도 같이 느껴주는 다정함과 로맨틱함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짙은 감정이 느껴지는 키스는 처음 경험해 보는 것 같았다.


찬영은 산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후 차를 출발했다.

저녁은 부모님 집에서 진서와 같이 먹기로 해서 집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산하에게 보낸 후 옷 만 갈아입고 부모님 댁으로 올라갔다.

어머니가 주방에 계시는지 아버지가 진서랑 거실에서 찬영을 맞이 해 주셨다.


“저 왔어요. 금요일이라 차가 좀 밀려서 늦었어요”


“아빠”


진서가 오랜만에 일찍 퇴근한 아빠를 보니 기분이 좋았는지 아빠를 우렁차게 부르며 찬영에게 달려가 안겼다.


“아빠 딸 오랜만에 보니까 키가 더 큰 것 같네”


“고생했다. 와서 저녁 먹어”


“네, 저 때문에 저녁 시간 많이 늦어져서 죄송해요. 진서 아빠랑 밥 먹으러 가자”


“직장 다니는 사람들 저녁 시간이 다 이때쯤이지 뭐, 어서 앉아”


“네, 일주일 내내 진서 데리고 있느라 힘드셨겠어요”


“최여사도 있고 진서도 제법 커서 혼자 할 줄 아는 게 많아져서 괜찮아”


“내일은 골프 약속으로 새벽에 나가야 해서 진서는 새벽에 데리고 올게요”


"번거롭게 그러지 말고 여기서 같이 자고 내일 새벽에 내려가"


찬영의 아버지가 내일 새벽 스케줄이 있다는 찬영의 말을 들었는지 본가에서 자고 가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 오늘은 제 방에서 진서랑 같이 잘게요"


"내일 새벽에 나가야 된다면서 진서는 일 층 방에서 재워 네 엄마랑 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새벽 나가려면 어차피 데리고 내려와야 하잖아. 번거롭게 그러지 말고 그냥 일 층에서 재워"


진서가 일 층에서 자고 있으면 부모님 두 분이 주무실 때 신경 쓰일까 봐 자신의 방이 있는 이층에서 같이 재우려고 하니 아버지께서는 새벽에 나가는 찬영이 번거롭게 움직이지 않도록 말리시는 것이었다.


"그럴게요"


“이번 주는 일이 많았나 보네, 매일 늦은 거 보니까”


연세가 있으시지만 아직까지 직장을 다니고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금요일은 오후 근무를 하지 않고 일찍 퇴근을 하신다.


“야근은 아니고 외부 약속이 계속 있었어요, 제 스케줄 때문에 진서 데리고 있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살림은 최여사 있어서 크게 손댈 게 없고, 아버지도 퇴근하시면 집으로 바로 오시니까 힘들지 않아.

진서가 많이 커서 손 가는 일도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그래도 힘들면 말씀하세요, 집에 상주할 수 있는 베이비 시터 알아볼게요”


“베이비 시터 구할 생각을 하지 말고 좋은 사람을 찾을 생각을 하는 게 났지 않겠어"


찬영의 어머니는 태어나서 돌도 지나지 않은 진서를 혼자 키우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당신 부부처럼 평생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넌지시 말씀하신다.

식사가 끝나고 뒷정리는 찬영이 하고 어머니는 세 사람이 마실 차를 준비해 거실로 가셨다.


“진서가 오빠랑 언제 놀 수 있냐고 또 물어보던데 그쪽에 물어는 봤어?”


“아, 오늘 얘기했어요. 준서한테 물어보고 연락 준다고 했어요”


“그 오빠라는 아이 이름이 준서구나. 진서가 누구랑 놀고 싶다고 말하는 거 처음 봐서 그런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


“저도 얼굴은 못 봐서 궁금하기는 해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잘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서 들었어 그런 말은?”


“아는 사람한테 들었어요”


“얼마나 잘 생겼길래 다시 놀러 간다는 말을 하는지 하나뿐인 손녀 남자 보는 눈높이가 궁금하네”


찬영은 어머니의 말에 웃으면서 진서의 머리를 정리해 주면서 어머니의 말처럼 준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한참을 할아버지와 퍼즐 맞추기를 하던 진서는 잠이 오는지 할아버지한테 내일 하자고 말하더니 찬영한테 와 안겼다.


“진서 졸린 가 보다. 방에 데려가서 재워라”


진서 할아버지가 퍼즐을 정리하면서 찬영에게 데리고 가 재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럴게요. 두 분도 주무세요”


찬영은 진서를 안아 진서 방으로 데리고 가 침대 위에 눕혀 놓고 화장실로 가서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와 얼굴이랑 손, 발을 닦아 주고 잠 옷은 갈아입혔지만 오늘 양치는 건너뛰었다.

자신이 퇴근 시간이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저녁 시간이 늦어져서 평소 취침 시간이 지난 시간까지 놀게 내버려 두어서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 층에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진서 방 문을 열어 놓은 후 자신은 이 층에 있는 침실로 향했다.


본가에서의 저녁 식사로 옷만 갈아입고 온 상태여서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간 찬영은 샤워기에 물을 틀어 놓은 것도 잊어버린 채 두 사람의 첫 키스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키스를 마치고 산하를 안았을 때의 마음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되고 가슴이 뛰었다.

키스 자체도 좋았지만 키스 후 여운을 둘이 함께 느끼는 것도 가슴 뛸 만큼 좋았던 시간이었다.


차를 몰고 집에 오는 동안에도 설레는 흥분감이 이어져 자신의 집 앞에 도착해서도 잠시 동안 차 안에서 마음을 진정한 후에야 집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이 글은 제가 창작한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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