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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May 17. 2024

안개

안개 낀 벌판이 불러낸다

시야는 하얀 물질로 온통 흐릿하고

산 중턱을 두르고 있는 건

안개인지 구름인지


영혼으로 스며들어

발걸음을 붙들고 있는 습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나그네는

나무처럼 서서

흠뻑 안개를 맞는다


벌판에도 숲에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완고하게 내린 고요

물방울 입자가 모든 소리를 삼켰나 보다


적막이 감싸 안은 허공을

올려다 보면

기억을 뚫고 올라오는

이름 하나

새 한 마리 푸르르 날아올라

나꿔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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