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들판에
밤의 안개가 내리면
제신들은 돌아와
피곤한 몸을 누인다
온갖 들짐승들과 풀벌레들이 모여서
신들과 함께
밤의 고요를 뚫는
합창을 한다
신들은 옆에 누워
그들에게
세계의 온갖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밤은 축복이다
밤에는 모든 이야기들이
새로이 해석되고
나는 그 해석에 고개를 끄덕인다
오래된 별빛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눈을 감는다
꿈속에선 별들이 둥글게 무리지어
춤을 추었다
수 만 개로 부서진 별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렸다
오래된 전설과 수많은 영웅들과
바닷가에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하늘을 향해
웅장한 교향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전설이 탄생한다
밤은 사랑이고 열정이고
세상을 향한 열려진 무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