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 깨어진
삶들이
공기속을 떠다녔다
유리같은 재질의 그것이
햇빛을 받아 반짝일 때는
아름다와 보일 때도 있었다
내 목에선
소리로 변화되지 못한
신음 비슷한 것이
꺽꺽거렸다
그것은 가슴으로 내려가
종기가 되었다
사나운 말들과
충혈된 눈들과
깨지는 목소리가
공중에서 부딪혔다
나는 귀를 꼭 틀어막았다
꽉 막힌 골목길은
텅 비어 있었고
머릿속에선 눈발이 휘날렸다
허공을 휘저어도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었다
어깨와 허리에서
모든 힘이 빠져나가고
근육도 쪼그라들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다리를 움직여도
제자리 걸음 뿐
가야할 곳은 멀기만 했다
절망과 불만과 두려움으로
가득찬 얼굴이
저만치에서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