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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Jan 26. 2023

눈 오는 날

눈은 소리 없이 내린다

내려 쌓인 눈을 살포시 밟을 땐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하얗게 하얗게 눈이 내려서

세상이 깨끗하다

순백의 눈은

눈꺼풀을 떨리게 한다



오후 4시인데도

저녁 느낌이 난다

푸르스름하게

창백하다



눈에 갇혀서

닫힌 창문 밖에는

고요한 정적이 내려 앉았다



눈썹 끝에 매달린

눈물 방울 속에

벙어리 장갑을 끼고

열심히 눈사람을 만들고

뭔가 큰일을 한듯 뿌듯해하던

갈래머리 어린 소녀가 떠오른다



그 소녀는 지금도

그 작은  마당 안에

살고 있을까

솔방울을 주으며

행복해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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