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싶은 순간이 올 때

: 내가?

by 천소희


가끔, 마음이 갑자기 식어버릴 때가 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쌓아온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

이게 누군가에게 정말 필요할까,

아니 그보다도,

내가 그럴 깜냥이 되기나 할까 싶은 순간.


그동안도 이런 마음은 종종 찾아왔다.

열심히 달리다가 멈칫하고,

이걸 내가 한다고

무슨 변화가 일어날까 싶어지는 날.

어쩌면 의욕이 바닥난 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그런 순간들.


그러다 오늘 문득 깨달은 건,

그때마다 시선을 나에게 두고 있었다는 거였다.

결국 그 질문의 중심엔 늘 ‘나’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이걸 해도 되는 사람인가,

나를 비웃진 않을까.


그런데 애초에 나는

끈기보단 감정이 먼저 앞서는 사람이고,

계획보다 흐름에 휩쓸릴 때가 많고,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이 더 자주 찾아오는 사람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미 내가 그런걸 알고도 나를 부르셨다.


하나님은

나의 연약함과 흔들림은 물론이고,

내 약점과 고난조차도

회복의 통로로 빚어가신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자라가야 하기 때문에 맡기신다.


아니,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모든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하나님께 시선을 옮기며

‘내가’라는 자리를 조금씩 비워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