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믿음의 사춘기

by 천소희


나에게 교회는 집이었다.

어릴 적부터 익숙했던 예배당,

어두운 불빛 아래 울려 퍼지던 찬양,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던 그 시간이

내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예배를 빠짐없이 드렸고

하루에 한두 시간씩 기도하는 일도 내겐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성경을 가까이 두고,

무엇을 결정하든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나님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고민하며 살아갔다.

그 시절의 나는,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따르고 싶었던 아이였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은 진심이었다.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나의 뜻으로, 나의 의지로.

나는 하나님을 사랑했고,

예배드리는 것이 좋았고,

말씀 앞에서 울기도 하고, 기도하다가 숨이 막힐 만큼 간절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었다.

기도는 했지만, 마음은 깊지 않았고

예배는 드렸지만, 내 안의 갈망은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진심이었는데, 왜 이렇게 공허할까?

내 믿음은 진짜일까, 아니면 내가 스스로 속이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자주 일었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자주 무너졌고,

나의 신앙이 진짜인지, 가식인지 스스로 의심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그 변화가 무너짐이란 걸, 나는 오랫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신실한 신앙인처럼 보였지만,

내 마음은 점점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 안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내가 의지하던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야,

나는 한 번도 나를 놓지 않으셨던 주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신앙을 떠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신앙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길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다.

믿음이라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점점 하나님과 멀어진 나의 시간들.

그리고 마침내 그 시간들 너머에서

무너진 나를 다시 일으키신 주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기록이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는 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다시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배워가는 것임을,

또한 이 시간 속에서 모태신앙도 거듭나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20대였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주님께로 걸어가는

믿음의 사춘기를 지나온 한 사람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