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

by 비단향꽃무


오늘은 화원시장 장날이다.

"제철 과일 살 게 뭐 있을까" 하며 시장 입구로 들어서는데,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사람들 숨결이 뒤엉켜 시장통은 북새통이다.

벌겋게 달구어진 난로 위에 올려진 주전자 뚜껑 가장자리에서 피어오르는 김처럼

후끈한 한여름의 열기를 헤치며 지나가다 문득 생각한다.

SE-196eed45-1415-4a0a-9062-210aa237eee5.jpg?type=w966 한낮의 시장 통에서 빠져나와 송해공원 야경의 감성에 물들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이렇게도 많은 걸까'

과일, 채소, 고기, 생선 같은 식재료는 물론이고,

그릇과 냄비, 갖가지 주방용품 등 물건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갓 밭에서 캐온 듯 아직 황토 흙이 수염처럼 묻은 고구마와 감자까지,

어느 하나 불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살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있으면 편리하고 풍요롭지만, 없어도 살아지는 물건들.

눈으로 빠르게 스캔하며 결국 금사과 같은 사과 몇 알과

요즘 즐겨 찾는 카스텔라 홍 감자를 한 바구니 샀다.


예전보다 생활에 필요한 무언가를 선택할 때 조금은 더 신중해졌다.

식재료를 고를 땐 냉장고 속을 먼저 떠올리고,

옷을 고를 땐 마치 서문시장 옷 가게 같은 내 옷장을 그려본다.

신발을 살 때도 마음속으로 신발장 문을 열어보며 잠시 멈춘다.


하나를 들이면 하나를 버려야 집안이 정리되는 것 같다.

오늘은 무엇을 버릴까,

신발장 안을 들여다보다가 작년에 한 번도 신지 않았던 앵클부츠를 꺼냈다.

뒷굽이 닳고 앞코가 해진 신발은 수선을 미루다 결국 자리를 내어줄 운명이다.

물건이 많으면 마음도 복잡해진다.

새것을 만나려면 먼저 오래된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요즘 더 자주 느낀다.


살다 보면 늘 무언가를 더하는 일과 덜어내는 일이 교차한다.

덧셈과 뺄셈의 균형을 잃으면 삶은 금세 무거워진다.

필요 없는 물건을 비워내듯, 불필요한 감정들도 가볍게 내려놓고 싶다.


내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건 어쩌면 물건이 아니라 감성일지도 모른다.

삶을 아름답게 흔드는 감동과 설렘으로 들썩이며,

그렇게 한 번 더 가벼워진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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