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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를 통해서 본 통일 연구학

통일의 개념을 바꾸라

'비무장지대'

박재하

이념이 만들어낸

갈등의 강이 언제 한 곳을 모일까

사람의 물이 강으로 올 수 없도록

막고 있는 비무장지대

그리고 철의 3.8선


그곳엔 수십 년째 침묵이

흐르고 있는 비자유마을

하지만 멀뚱멀뚱 바라보는

눈동자엔 아쉬움과 그리움도 보인다

그리고 살벌하지도 않다


그곳에 생각을 바꾸고

이제, 이젠 그냥 만남의 배를 띄워보자

띄워보자, 여행의 배를,

날려보자 여행의 비행기를 ~


두 지붕 한가족이면 어떠랴

꼭 통일이 아니면 어떠랴

이제, 이젠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

아닌 만나는 것을 소원으로 하자


그냥 서로 만나자

그냥 조건 없이 서로 오고 가자

그러다 보면 마음이 하나 되고

우리 땅 서로 밟게 되리라

3.8 선 없이,

가시 같은 철조망 없이


한 지붕 한가족이 안되면 어떠랴

두 지붕 한가족이어도

자기 집처럼 드나들며

만날 수 있으면 괜찮지 않겠나..!


이런 만남 속에 철의 3.8 line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리라

결코 이상향도 아니고 불가능도

아니지 않은가!


통일의 소원이 아니라

오늘의 만남으로 변경하자 그래서

백두산을 비행기 타고 여행 가자

금강산, 두만강을 버스 타고 여행 가자

황해도 걸어서 펜션에서 숙박하자


이런 꿈, 소원이

이념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진정한 비무장지대, 비무장한반도가

되는 것, 되는 것, 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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