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을 편지

받아들이기 힘든것들에 대하여

by 평양이디엠

받아들이기 힘든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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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기 힘든것들에 대하여

요즘 나는 새로운 것이 싫다. 알던게 좋다.

듣던 노래가 좋고, 보던 영화가 좋다.

새로운 곳에 가는것보다 내가 아는 편한곳데 앉아있으는것을 택한다.

그리고 그런 내가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스스로를 어른이라고(성인과는 다른 의미) 인식하게 된 후 부터 ‘좋아하는것’들을 만들고,

좋아하게 되는 과정들이 좀 피곤하게 느껴졌다.

마음을 쓴다는게 생각보다 많은 감정을 소모하는 일이더라.


나는 그래서 새로운것, 자극을 반쯤 차단 한 상태이다.

지금도 내 정서와, 이상향은 중학교 시절보던 영화, 드라마, 음악을 크게 벗어나있지 않다.

10년이 넘도록 한 나침반만 바라보고 자란 셈이다.

스킨스를 질리도록 보며, 오아시스, 시이나 링고, 야자와 아이, 천계영, 왕가위, 테츠야

그 감성으로 여기까지 자랐고, 앞으로도 그것들을 파먹으면서 살 것이다.


또 반대로 말하자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블완전한건 매 한가지만, 이룬것(예들들면 대학교 졸업장) 하나없이, 어떻게 흘러 갈 지

하나도 예측 할 수 없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것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쌓여 지금의 내가 될 것이란걸

확신 할 수 없다.

항상 그렇듯 그 시기에 그것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자란 ‘내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어 있을 리가 없다. 난 내가 내 버전중에 제일 나은 버전인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도박을 절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죽기전까지 그때 그 감성과,

치솟는 억울함, 표현을 하고 싶은데 그 어떤 수단으로도 끓어오르는 뜨거운 마음을 표현 할 수 없던

그 분한 마음을 영영 그리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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