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심심한 20대 남자.
Day - 1, 나 이런 거 처음이야ㅠ
나는 사회에서 고립된 20대 남자다.
며칠 전, 생일이 지났다.
이제 만 나이로 28살이 되었다...
카톡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정작 직장에서 만난 썸녀에게서는 문자가 오지 않았지만......
솔직히 내 취향의 여자는 아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몇 번 대화를 해보고 성격이 괜찮아서, 관심이 있다고 쪽지를 남겼더니, 다음날 늦게 연락이 왔다.
밥 한 끼 같이 먹자하니까 무덤덤하게 '알겠다'라고 답장이 왔다.
밥도 사고, 커피도 사고, 공원에서 산책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나 그녀에게서 날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 이후로 나는 그녀와 일부러 거리를 두었다.
'내가 좀 더 들이대야 하나?'
만남 이후에 먼저 연락을 해볼까? 생각해 봤지만, 내 느낌은 아무래도 아닌 거 같다.
그래도 내 인생 28년 중에는 연애경험이 있어서, 날 좋아하는 여성의 표정과 눈빛정도는 구별할 줄 안다.
아쉽게도 내 썸녀에게서는 그런 눈빛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만으로 28살인데 여자친구도 없고, 여자 만날 기회도 없으니 조바심이 난다.
젊은 여자를 만나서 나의 건강한 아이를 양육하고 싶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
뭐, 실제로 내가 가정에 헌신할 수 있는 건 금전적인 지원 정도겠지만...
아무튼 나의 메시아, 인터넷을 이용해서 남자가 이성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추천으로는 도서관, 영어회화학원, 카페, 요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재능기부? 뭐 등등 많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그나마 괜찮을 거 같은 카페로 선택했다.
생일날 궁상맞게 카페에 혼자 앉아 생일 케이크를 먹었다.
맛은 있었는데, 마음은 씁쓸했다.
그나마 방구석에서 혼자 있는 것 보다야 덜 외로웠지만, 그 대가로 케이크 값 5,900원을 사용해야 했다.
'외로움도 세금이 붙는 건가?...'
아무튼, 방구석에서 혼자 게임이나 하는 것 보다야 밖을 싸돌아 다녀보는 게 이성을 만날 확률이 더 높다는 건 확실하기에 오후 2시쯤에 집을 나섰다.
뭔 차 한잔이 5,500원이나 하는가...
이건 외톨이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 포함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아무튼,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는, 카페에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메뉴판을 뒤져봤다.
그나마 마실만한 음료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2층 테라스가 있는 카페를 찾아왔다.
인테리어가 어떻든 상관은 없었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니까...
예상대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대부분은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지만 대한민국 인구구조에서는 이해가 가능한 나이대의 손님들이다.
그래도 다행히 10명 중 3명은 20대 여성들인 거 같다.
첫날이라서 자리 선정을 조금 잘 못 한 거 같지만...
'왜인지 수학여행 갈 때 인싸들이 앉는 뒷자리가 아니라, 어중간한 중간에 앉아버린 느낌이랄까...;;'
문제점을 확인했으면 고치면 그만.
다음 방문에는 조금 더 가까운 자리를 차지해 보자.
아무튼, 카페에 알바들이 온통 또래 여자였다.
카페 알바를 꼬실 생각은 없다.
일에 치여 엄청 바빠 보이니까...
목적은 혼자 온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고 쪽지로 내 번호를 넘기는 것이다.
연락이 오면 밥도 먹고 이래저래 하겠지만
연락이 없다면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것.
어차피 잃을 것도 없기에 나에게 손해는 없다.
현실적으로는 '음료값 정도뿐...'
그리고 거절당했다는 것에 조금 상처받고 자존심이 사라지는 것뿐?...
혼자 늙어 죽을 미래보다야 100배는 났다.
혹시나 여자 쪽에서 먼저 나에게 번호를 물어보러 와주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외모로는 0%에 가깝다......
아무튼, 오늘 혼자 온 이성이 1명 있었다.
핑크머리에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지금 보니 내가 생각을 잘 못한 게, 여자들은 보통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최소 2명, 3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나 혼자 그 무리에 다가가서 그중 한 명에게 '너 마음에 들어! 나랑 연락해!'라고 말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벌써부터 험난하다...
그래서 이제는 그만 돌아가 보려 한다.
주문한 음료도 반도 다 안 마셨다.
나의 발버둥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종종 근황을 올려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