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크리스마스라서 카페에 정말 사람이 많다.
오늘 일과도 평소의 휴무날과 다를 바 없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헬스장에 갔다.
오늘은 평소 가는 시간보다 일부러 조금 늦게 갔다.
이유는 항상 같은 시간에 오는 여성회원이 헬스장 트레이너랑 꽁냥 거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늦게 갔더니 오히려 더 눈호강을 했다.
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처음 보는 젊은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녀에게 호감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던 거 같다.
운동을 끝마치고 근처 카페에 왔다.
혼잡함 때문인지 키오스크 주문대를 치우고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주문을 받았다.
손님들을 줄 새워놔서 바빠 보이게 하려는 마케팅 기술인 거 같았다.
아무튼, 평소보다 바쁜 건 사실이니까.
키오스크가 있었다면 가장 저렴한 음료를 골라서 주문했겠지만, 바쁜 분위기에 등 떠밀려 가장 익숙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한잔에 4,500원, 가격이 미친 거 같다.
아니 오히려 저렴하지 않아서 매장의 퀄리티가 유지되는 것일지도?...
아무튼 2층으로 올라오니 예상대로 만원이었다.
단 한 쌍의 젊은 커플, 수많은 가족들, 그리고 아줌마들 등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중요한 건 이중에 내 여자는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나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뭘까...
아마 사실이기에 그럴 거다.
나만 동떨어진 게 맞으니까...
이게 20대 남자의 현실이다.
아니 21세기를 사는 전 세계 남성들의 현실일 것이다.
능력이 없다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능력이라 함은, 외모, 지적능력, 직업 그리고 부 등등 남자에게 요구되는 수많은 것들이다.
그중 무엇하나 뛰어나지 않거나 평범하다면 투명인간인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연인을 만나고 싶다면 방구석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지독하게 외로운 현실을 깨우치게 해 주셔서 고맙다고...
고독하다. 정말... 냉정하다, 차갑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이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할 수도 없다.
내가 왜 방구석에서 기어 나와 이 카페에 왔는지 잊어버릴 수 없다.
그리고 이 실낱같은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일까? 이게 생존 본능이라는 것일까?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 자리하고 앉아서, 가끔, 아주 가끔 지나다니는 여성들의 눈길을 받는다.
그래도 아주 내 외모가 박살 난 건 아닌 거 같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준비된 모습으로, 미래의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기를 다짐하는 잔인한 시간이다.
미래의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나는 알게 될까?
정답이 무엇이든 간에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가능성이라는 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실패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일 거다.
오늘은 이만하고 떠나야겠다.
오늘 저녁에 홀덤펍에 가게 될 거 같은데 거기서 만나는 그런 부류의 여자들은 결혼상대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차피 열에 아홉은 남탕일 가능성이 높다.
그냥 오랜만에 도파민을 느끼고 싶은 거 같다.
살아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