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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이 Dec 24. 2022

논란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 있어?

나는 가끔 너무 위험한 생각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어둡고 어두운 생각. 입 밖으로 꺼낸다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불쾌하고 논란이 될만한 생각. 방금도 10.29 참사에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안전한 나라.


10.29 참사 유가족들이 이상민 장관이 못 본 척 앞을 지나가자 큰소리로 이상민 장관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이 상황에서 나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야... 이게 뭐야?'. 
나는 좀 더 화끈한 대화가 오가고 이상민 장관이 반응이 안 나오면 육체적으로 뜯어말려서라도 장관의 입장을 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대 그냥 보내준다고? 정말 죽은 자기 자식들을 생각하는 유가족들이 맞는가?

자신의 자식을 위험에 노출시킨 책임자가 눈앞으로 지나가는데 유가족들은 '찍!' 소리 크게 한번 한다. 그러자 이상민 장관이 마치 조금 멋쩍은 듯 반응하며 물 흐르듯 유족의 눈앞을 지나가 버렸다.
뉴스기사 제목이 '56일 만에 유족과의 첫 대면'이라고 한다. 내 생각은 대면보다는 밀접접촉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거 같다. 박근혜 대통력 탄핵, 촛불집회 때에도 이랬다. 어떻게 이렇게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행동하는가? 어떻게 자기 자식이 죽었는데 분노에 휩싸여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가? 유럽처럼 시위할 때 때려 부수고 불 지르고 '지금 당장!'을 왜 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나는 '엣헴!'이라고 헛기침하며 주의를 주는 게 더 불쾌하고 위선적으로 보인다. 만약 내 자식을 죽인 책임자가 내 눈앞을 지나갔다면 당장이라도 막아서는 건 물론이고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어서라도 이상민 장관을 빠른 시일 내에 옷 벗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건 뭐 페미니즘 교육 때문에 남성성이 거세된 것인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말랑하지? 왜 이리 상대를 얕잡아 보지?라는 생각이 든다.




스펙 봐라 짱짱하다!

읽다 보면 모순에 화가나지 않는가? 서울대 법대 나오신 대단하신 분이 윤정권에 충성을 다하여 야당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경의롭게 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그냥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고 싶다. 직위에서 내려오는 것뿐만 아니라 감옥도 가고 고소고발도 당하고 없는 비리도 다 까발려지고 가족까지 탈탈 털려서 밑바닥 중에 밑바닥 인생으로 가는 모습이 보고 싶다. 재미있을 거 같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는 쪽수이다. 머리수가 많은 다수가 옳다고 믿는 것이 정의이다. 악은 언제나 소수. 선과 악이라는 거는 내가 볼 때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니라고?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줄여서 중대본.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국민들을 안전을 위하여 이상민 장관이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기구이다. 그런데 아니란다. 자기는 책임이 없단다. 야당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장관님 장관님! 부르기만 할 뿐. 다시 한번 방어에 성공해내는 이상민 장관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데 어찌 기분이 안 나쁠 수 있겠는가? 재밌는 나쁜 짓은 지 혼자 하고 자신을 봐주는 뒷배도 좋고! 국가가 정해놓은 법 위에 군림하며 거짓증언을 하고 가식적인 연기를 하며 윤정권을 지키려고 혹은 자기 자신이 부여받은 직책을 지키려고 발악발악을 하는데 좋게 보면 아주 자신의 선택에 확고한 사람이고 나쁘게 보면 오만한 사람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왜 이런 사람에게 있는지 정말 비극이다. 게임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이미 여론이 등을 돌렸는데. 운도 없고 실력도 없어서 이미 게임의 흐름은 야당으로 넘어갔는데 왜 서랜을 안치는 건지 구질구질하다.




뭐 아무튼 이 답답한 뉴스의 장면들 덕분에 오늘 오후의 시간을 꿍시렁 거리며 알차게 사용한 거 같다. 게임도 질리고 집에서 시간은 남아돌고 할 것도 없어서 지루한데 잘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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