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유민철.
2009년 7월 13일 / 서울 구치소 접견실
김형사: 오늘 식사는 어땠어요?
유민철: 평상시와 똑같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김형사: 어떤 반찬이였어요?
유민철: 소세지 볶음 이요.
김형사: (잠시 침묵)
유민철: 형사님 오늘은 기분이 안좋아 보이십니다. 무슨일 있으세요?
김형사: 글쎄요, 그렇게 보였나요? 그럼 아마 맞겠죠?
...하지만 당신과 이야기 하면 좀 나아지니까, 곧 괜찮아 질겁니다.
유민철씨는 오늘 어때요?
유민철: 괜찮아요, 그냥... 늘 비슷하죠.
김형사: 만약에 감옥에서 나온다면, 무얼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유민철: 그 질문, 지난번에도 하셨는데요. 잊으셨어요?
김형사: 그냥, 또 듣고 싶어요.
유민철: 그럼 좀 더 자세하게 말해볼게요.
여자랑 섹스 하고, 그 여자를 죽일겁니다.
김형사: 왜요?
유민철: 그럼 형사님은 왜 저를 만나러 오시고, 늘 비슷한 질문만 하시죠?
김형사: 그냥.. 당신과 대화를 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유민철: 그냥.. 그쵸 그냥.. 저도 그 말을, 그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그냥
살인을 합니다. 큰 이유가 없어요.
김형사: 어쩌면... 나도 당신과 다르지 않다는 그 느낌. 그게 제가 여기에 계속 오는 이유일지도요.
오늘은 그 "그냥" 하나로 충분합니다. 오늘 대화도 즐거웠습니다. 유민철씨는 저에게 하고 싶은말
있나요?
유민철: 아뇨, 없어요 근데 부탁은 있습니다.
김형사: 네, 제가 할 수 있는 부탁이면 들어드리겠습니다.
유민철: 다음에 오실때 제가 좋아하는 꽈배기빵 사다주실 수 있습니까? 저번에 형사님께서 사다주신
그거요. 정말 맛있었거든요.
김형사:(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