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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인셋 Jun 16. 2023

'원래 네 것이 아니다'라는 말

마음이 편해지는 길


사람 일이 다 마음에 달린 것이라고 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쉽게 마음을 접고 누르고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게 쉬웠다면 인간에게 번뇌란 건 없었을 테다. 최근 마음이 웃기네.. 하고 새삼 깨달을 일이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궁리만 하고 선뜻 실행하기에 속도나 의지는 내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일들을 벌인다. 가지치기와 집중이 필요한데, 그 와중 한 번씩 예상치 못한 기회들도 찾아온다. 일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뭐든 덥석 잡고 만다. 뭐라도 하나만.. 그런 것도 욕심일까.


정신 차리라는 뜻이었는지 뜻대로 성사되질 않아서 그렇잖아도 뭔가 꽉 막힌 듯한 내게, 너마저 왜 이래 하는 마음으로 잔뜩 풀이 죽었다. 애써 준비한 것도 아닌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그렇게 얄궂게 흘겨본다. 어째서, 왜 아닌 건데.. 곱씹고 돌아보다가, 잊어버리고 나아갈 마음을 먹고서도 미련 넘치게 자꾸 뒤돌아본다. 그런 데서 미움은, 모난 마음은 스멀스멀 싹튼다.


마음이 답답할 땐 가끔 주역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믿음 같은 건 됐고, 좋은 건 동기부여로, 나쁜 건 주의로 내 마음 다스리는 데에나 조금 위안되는 그것이 가끔은 필요할 때도 있다. <이번 달에 기회가 한 번 있을 텐데, 그건 원래 네 것이 아니며 곧 또 올 것이니 탐하지도 말고, 계속 할 일을 하라.>


명언이다. 그 당시의 나에겐 그랬다. 끼워맞추자면 끝이 없다. 그 기회가 이 기회가 맞나,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은 없다. 저게 아무 데나 들이대서 다 맞아떨어질 말이든, 틀린 점괘든 상관없다. 실망감으로 약해진 틈새를 혼자서 어쩌지 못하고 있을 때, 그 말은 모난 마음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없애주었다. 어떻게든 못질 하나라도 더 해서 나를 출발선에 세워주었으니 뚝딱뚝딱 또 달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웃기는 마음이구만.. 그렇게 멋쩍은 기분도 결국 털어낸 여유에서 오는 것이고, 뒤늦게서야 그것이 내 욕심이었음을, 요행을 바란 것이었음을 멀리서 보고 겨우 알았으니 아직도 마음은 어리디 어린 탓이다.


이렇게 한 마디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말이니, 어디 적어두기라도 해야 할까.


'원래 네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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