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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인셋 Apr 21. 2023

소중하게 다 읽고 누릅니다

라이킷


세상 살며 억울할 때가 많다. 글 잘 쓰는 사람도, 노래 잘 하는 사람도, 공부 잘 하는 사람도 세상엔 너무 많다. 내가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살다가 전문가가, 돈 받고 이걸 해 주는 사람이, 업으로 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생각이 들면 조금 주눅든다. 요즘은 여러가지 일을 하는 사람도 많아서 더 그런가 싶다.


글을 굉장히 잘 써서 그것으로 먹고사는 사람만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것 하면서 글도 좀 쓰는 사람은 세상에 훨씬 많았다. 덕분에 나도 덩달아 가볍게 써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동경과 더불어 묘한 5퍼센트정도의 경쟁심리가 솟아나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나는 아직도 여기서는 초심자, 쏟아내는 데 더 집중하고 있어서 읽는 시간은 초반의 탐색기보다 좀 적다. 하지만 가끔은 와닿는 글이 많아서 조심스럽게 하트 달린 그것을 누르고 내뺀다. 마음에 드는 글은 아마도 초반 20퍼센트쯤을 읽으면 느낌이 온다. (내 글은 그런 글일까..) 이미 마음이 조금 동했기에 재빨리 누른 후 더 읽고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곳은 다들 글을 사랑하는 사람 뿐이다. 조금의 다른 것들이 내재되어 있을 수 있지만 글로 치유하고, 위로받고,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이 글을 쓰기까지 그들은 무언가 감내했을 것이고, 고뇌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모인 곳은 왠지 그렇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


그 '견딤'에 이상하게도 이 곳의 모두에게 '짠함'을 느끼는 나는 가볍게 하트 달린 것을 누르지 못했다. 조금 참았다가, 소중하게, 다 읽고 누른다. 왠지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내 것의 가치를 다시 떠올려보게 되지만..그럴만한 것이려나.


이 곳에서 때로는 대단한 것을 찾는 건 아니어서 물론 가볍게 다 읽고 피식, 너무 귀여워서 그것을 누르게 되는 때도 있다. 그럴 땐 좀 귀여운 동생의 일기장을 훔쳐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전엔 문학이란 저 멀고 높은, 범접할 수 없는 고아한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쓴다는 것이 이렇게 실생활과 가까워진 건 분명 좋은 일이다. 많아서 사소해질 순 있겠지만 그 안에서 찾아갈 것들도 분명 있겠지, 예술도 다 삶에서 나오는 건데.


모르는 이에게도 생각과, 여유와, 웃음을 주는

그들의 작은 사소한 글들이 다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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