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리프로그래밍
노화를 규정하는 신체적 현상들은 분자 수준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전체 불안정화, 텔로미어 길이 감소, 후성학적 유전변이, 단백질 항상성 소실, 자가포식,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와 함께 세포 단위로 가면 세포노화, 줄기세포 감소, 세포신호 이상, 이외에도 영양불균형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Gao et al., 2022)
노인인구와 기대수명 증가로 노인성 질환이 늘고 있기 때문에 항노화 치료제의 개발은 점차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고, 수요 또한 뷰티와 헬스케어 전반을 아울러보자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이미 각종 영양제들에 의해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는 만큼 건강관리 측면과, 노인성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항노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 '항노화'라는 개념은 경계가 모호하기만 하다. '효능'을 논하기에도 기준이 불분명하다.
노화의 원리는 그렇다. 주로 유전자를 전사번역 하거나 단백질과 세포 단위를 새로 탈락형성시키는 사이클에서 오류의 증가 또는 오류수정 기능의 상실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류가 늘고 재생은 되지 않는 것, 사이클이 느려지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노화는 그렇게 프로그램화되어있고 가변적인 것이기도 해서 세포 수준의, 또는 후성학적 리프로그래밍을 통해 역노화를 꾀할 수 있다.
노화에 의해 감소하게 되는 줄기세포는 OSKM (Oct4, Sox2, Klf4, c-Myc) 유전자, 즉 야마나카 인자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를 인위적으로 발현시키거나 화합물을 통해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유도할 수 있다. 체세포가 줄기세포가 된다는 건 역분화로, 척추동물에서는 일반적인 세포 분화개념의 역방향을 시사하지만 도마뱀과 같이 손상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생물에서는 blastema의 형태로 자연적 생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세포 재생에 활용은 물론 노화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세포의 형성은 종양 발생 가능성 등의 부작용도 늘 수반한다.)
한편, 단백질의 측면을 보자면 기능을 위해 '구조'가 필수적인데, 구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misfolded protein은 염증과 ER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독성을 띠는 단백질을 체내에 축적하게 하므로 자가면역 또는 신경퇴행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단백질의 항상성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후성학적으로 노화에 따른 DNA methylation 변화는 유전체 구조나 내용의 변화 없이도 다양한 인자에 의한 노화를 조절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항노화 연구에 중요한 부분이다.
건강과 질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데다, 노화에 대항할 수 있는 과학기술 또한 일상에 가까워졌거나 알려진 것이 많아서 이미 정밀의료분야의 유전자 치료나 노화세포 제거, 젊은 피 수혈,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등이 노화 극복을 위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항노화를 목표로 효율적인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 다중오믹스 분석과 분자 mapping 수준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대체로 항노화와 치료를 위해 생명공학 기술서비스 제공 및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노화의 여러 원인 중 한 단면에 대해서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단백체와 전사체, 유전체에 대한 이해와 인간세포지도, 연관분자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과 적용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