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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와 우리의 춤

by 기묘염

콜드 플레이의 공연에 다녀왔다. 저번 내한 공연 이후로 팔년만이다. 그때는 아이가 없이 둘이 갔었고, 지금은 아이가 있지만 역시 둘이 갔다. 어영부영 세월이 흘렀고 돌아보면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변한 것이 많다. 아마 거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고, 공연하는 사람도 공연을 보는 사람도 다 각자만의 시간을 짊어지고 그 자리에 다시 모였을 것이다. 그런 순간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 어울어지는 조명과 불꽃,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보며 같은 순간을 공유하는 경험.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실감하는 일은 감동적인 일이다. 마치 고대 의식같은 느낌이였다. 몸이 반응하고 집단적인 전율이 흐르고, 같은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존재 자체가 에너지가 되는 기분이였다. 어떤 해방감을 느꼈다.


공연이 끝나도 삶은 이어진다. 삶 속에서 그 여운이작은 파동처럼 남아 현실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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