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연휴가 벌써 삼일이나 지났다. 목요일에 연가를 쓰면서도, 굳이 계획도 없는데 하루 더 붙여서 쓰는건 연가낭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었는데, 역시 휴일은 다다 익선이고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 굳이 피곤하게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른다고 우주를 바라볼 필요가 있나. 그저 인생을 돌아보며 어제는 염병할 하루가 백년같았는데 오늘은 좀낫네. 하면 방구석 아인슈타인인거지.
어제는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 다섯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모두 각자의 고충이 있다. 다들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구나 싶었다. 여섯시간을 실컷 떠들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왠지 좀 공허했다. 긴 시간동안 질세라 떠들어댔지만, 정작 내가 꺼내놓은 것들은 그저 꺼내놓을만하니 꺼내놓았을 뿐. 진짜로 나를 짓누르는 핵심적인 것들은 아주 소중하게 파묻어 둔것만 같았다. 모두들 그럴까. 웃고 떠들고,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 하면서도 정말로 중요한 것들만큼은 가슴속에 혼자 올려둔 채 오롯이 그 무게를 감당하며 사는걸까. 테이블위헤 서로의 자잘한 패들을 어지럽게 널어둔 채, 밀려드는 공허함에 침몰하지 않으려고 운전대를 동앗줄처럼 고쳐쥐며 집으로 돌아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