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먹은날

by hui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 날이었다.

도시락 메뉴는 전날 튀겨 놓은 돈까스와 나물반찬과 오징어젓갈 그리고 후식으로 먹을 씨없는포도.


근무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 A과장님이 탕수육이랑 쏘신대요. 같이 시켜 드실래요? ”

싸온 도시락은 도로 집으로 가져가야하는 찰나의 고민을 하던 나는 윤기 좔좔한 짜장면을 떠올리며 그러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항상 통화를 마치고 나면 주변문제들이 뒤늦게 떠오른다) 드는 생각은 오늘 신입 직원 한명이 코로나에 걸려서 못나왔는데, 굳이 오늘 도시락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괜히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미 그러자고 한 말을 다시 물리기도 그래서 먹고싶었던 간짜장이나 맛있게 먹자고 생각했다.


사람의 감이라는게 그냥 있는게 아니지. 아니지, 코로나 걸린 직원이 있다는건 회사 포함 어딘가에서 옮았거나 옮긴거였을텐데 아뿔싸 감이 아니라 팩트인데.


밥 먹고 양치하러간 사이, 점심을 쐈던 과장은 갑자기 코로나 자가키트를 해보더니 두줄이 나왔다고 퇴근해버렸다.

비상이었다. 교대근무 특성상 한번에 여러명이 코로나에 걸리면 다른 누군가가 대체근무를 연속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바로 당장 대체자가 출근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번에도 A과장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같이 밥을 먹었던 B과장이 다음날부터 출근을 못했던적이 있는데 나 포함 같이 밥을 먹은 사람들은 언제 증상이 나타날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퇴근 전철에 몸을 싣고, 당분간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밥도 방에서 혼자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족들에게 상황을 카톡으로 설명하던 중에 전화가왔다.

수화기 너머로 알게된 사실은 A과장은 3일 전부터 몸이 안좋았고 그 날 아침에도 팀장이 검사를 해보라고 권유 하였으나 “점심 먹고” 해본다고 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3일 전부터라면 오늘 코로나로 못나온 신입 직원보다도 더 먼저 걸렸을 확률이 높은데 A과장은 퇴근하면서까지 신입 직원에게 옮았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 전화를 받고 약간 화가 났다. 방역에 대한 개념도 없고 남탓만 하는건가.


A과장과 얽힌 이야기는 이것말고도 더 있는데, 불평만 더 늘어 놓게 될 것 같아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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