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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약 Oct 02. 2021

편두통 환자의 수액성분

강남 신경과 5 - 링거 후기

실망



입원하자마자 링거를 맞게 됐을 때 (응급실에 가서 수액을 맞고 두통이 확 가라앉는 그런)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했는데, 나는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응급실 후기를 찾아보면 두통환자들은 대부분 수액을 맞고 나면, 언제 그렇게 아팠냐는 냥 확 좋아지길래 내심 기대가 컸는데 말이다. (오심, 구토가 있는 환자의 경우 항구토제 Metoclopramide만 정맥주사로 투여해도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두통으로 응급실에 간 적이 없어서 이렇게 말끔히 낫는 상상을 한 걸 수도 있다. 그래도 수액을 맞는 만큼 빠르고 눈에 띄는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만약 마약성 진통제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아무래도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맞은 수액에는 진통제 성분이 없었고 그 이후에도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한 적이 없어서 나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나중에 이에 대해 대학병원 담당 의사선생님께 한 번 물어봤는데, 마약성 진통제는 두통환자에게선 그리 효과가 크지 않아서 (마약성 진통제보다 오히려 편두통용 진통제가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잘 투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아쉬움이 든다. 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면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는 경우가 있는데, 나도 한 번 맞아 볼 걸 그랬다. 












입원 시 투약한 약 - 수액



입원 시 내가 맞은 수액에는 생리식염수에 마그네슘 + 은행엽 + 덱사메타손이 들어있었다. 성분을 보고 진통제 성분이 없어서 아무래도 통증을 조절하기엔 부족해 보이는 조합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오늘은 입원 시 내가 정맥주사(IV)로 투약했던 수액 성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탈수가 일어나면) 두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생리식염수 또한 약간의 도움은 됐을 것 같다.





-대한 황산마그네슘 주사액 10% 2g/20ml, 1 앰플 : 마그네슘 2g
-타나민주 17.5mg/5ml, 2 앰플  : 은행엽 35mg
-휴메딕스 덱사메타손 포스페이트이나트륨 주사 5mg/ml, 1 앰플 : 덱사메타손 5mg
-중외 0.9% NS 1000ml











마그네슘 Mg



마그네슘은 편두통 환자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천연 진정제 역할을 한다. 편두통 환자는 마그네슘 수치가 낮다는 결과가 있으며 (특히 생리 전), 체내 마그네슘 수치를 높이면 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 


당시 나는 경구약(PO)이 아닌 정맥주사(IV)로 황산마그네슘 주사액 10% 20ml 1 앰플 (마그네슘 2g)을  포함한 수액을 맞았다. 그러나 두통에 대해 내가 체감할 만한 효과를 보진 못했다. (마그네슘 1g을 정맥주사로 투여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두통 발작을 조절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마그네슘을 복용하면 두통발작을 41%나 낮출 수 있으며, 매일 마그네슘을 복용하면 특히 생리주기와 연관된 편두통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하루 400~500mg씩 최소 3~4개월은 복용해야 이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나는 생리주기 때 두통의 강도와 빈도가 특히 높아서 마그네슘을 매일 400mg씩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마그네슘을 복용했을 때에는 3개월 넘게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몰라서, 한 두 달 짧게 복용 후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어 꾸준히 먹는 것을 중단했다. (그때그때 두통이나 생리통이 있을 때 진통제와 같이 먹는 용도로 사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매일 꾸준히 400mg씩 잊지 않고 복용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뭉쳐있는 어깨나 긴장성 두통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근육통, 몸살로 인해 몸이 쑤시는 증상, 생리통에도 도움이 된다.













은행잎 추출물 (Ginkgo Biloba Leaf Extract)



은행엽은 은행나무 잎을 분쇄 후 추출한 것으로 정제, 농축, 여과하여 제조한다. 폐경기 증상, 기억력 감퇴, 우울증, 두통 등 여러 경우에 사용된다. 

다양한 플라보노이드 배당체(Flavonoid glycosides)와 테르페노이드(Terpenoids)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효성분은 아래와 같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 이완을 유도하여 혈행을 개선한다.(혈액 순환 개선 기능) 특히 말초동맥의 혈행을 개선하여 손발 저림, 수족냉증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다. 뇌혈액 공급장애 환자에서 미세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내이(귀)의 혈관장애를 치료하여 이명이나 어지러움, 노인성 난청에 효과가 있다.


혈액개선능 이외에 기억력 개선 효과가 있으며, 치매에서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생리활성기능 2등급을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여러 작용이 알려져 있으나 임상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바는 없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 생성 방지하고 관상동맥질환, 심장마비 등을 억제한다
-항산화효과로 심장, 혈관, 뇌 등에서 유해산소 인한 세포손상을 방지한다
-심혈관계에 항경련작용, 진정효과를 가진다
-신경계에 부활작용이 있다
-인슐린의 소비를 감소시켜 당뇨병성 혈관장애에도 사용된다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일일섭취량은 은행잎 추출물로 120mg, 플라보노이드 배당체(Flavonoid glycosides)로 약 28~36mg 정도이다. 항응고제와 함께 섭취하거나 수술 전후 과도하게 복용하면 혈액 응고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판매되는 제품으로는 기넥신에프, 타나민 등이 있으며 혈행개선작용이 있는 다른 성분과 복합제로도 많이 판매된다. 입원 시 나는 경구약(PO)이 아닌 정맥주사(IV)로 타나민주 5ml 2 앰플(은행엽 35mg)이 들어간 수액을 맞았는데, 두통과 어지럼증에 대해 내가 체감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덱사메타손 (Dexamethasone)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항염증작용을 가진다. 신경성 염증이 두통의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항염작용을 가지는 덱사메타손은 두통의 재발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재발률을 낮춰준다) 흔히 스테로이드는 만병통치약처럼 생각되기 쉬운데, (두통 완화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편두통에도 효과를 보인다.


두통이 며칠 동안 계속되는 편두통 중첩 상태(편두통 지속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하며, 이 경우 Dexamethasone 8 ~24 mg을 정맥투여한다. (다른 스테로이드 성분인 Methylprednisone, Prednisone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른 약에 반응성이 없는 편두통에도 사용할 수 있다. 


내 경우에도 두통이 지속되고, 다른 약에 반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테로이드가 투여되었다. 경구약(PO)이 아닌 정맥주사(IV)로 덱사메타손 포스페이트주 1ml(덱사메타손 5mg)이 들어간 수액을 맞았는데, 수액 투여 전후 통증의 차이가 크지 않아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덱사메타손을 맞지 않았으면 계속 발작이 일어났을 수도 있으니, 큰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필요했던 치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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