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엄마의 기숙사 일기'를 마무리하며
아들, 안녕! 지금쯤 너는 한창 야간자습을 하고 있겠지. 자지 않으려고 졸린 눈을 부릅뜨고, 혹시 또 서서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졸리면 책상에 잠시 엎드려서 자도 될텐데, 너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은 채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있겠구나. 그런 너를 생각하면 엄마 마음이 아파온다.
아침이면 잘 잤는지 안부를 묻고, 밤이 되면 하루를 잘 보냈냐고 인사를 건네는 엄마 마음을 네가 헤아릴 수 있을까? 엄마는 떨어져 있어도 너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네게 알려주고 싶었다.
네가 혼자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네가 혼자라고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싶었거든. 때로는 그런 엄마 마음이 너에게 부담이 되려나 싶어서 어느 날은 안부를 건너뛰기도 했다. 가끔은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너에게 살짝 토라지기도 했었지.
기숙사에 입사한 지 벌써 세 달이 되어 가는구나. 중간시험을 치르고 몰아치는 수행평가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겠지? 공부할 것은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으니 하루 하루가 바쁘게 지나갈 거야.
이제 6월 모의고사와 6월 말에 있을 기말시험을 치르면 1학기가 마무리 되겠지. 여름방학이 시작이 되어도 계속 기숙사에 있어야 한다는 말에 낙담하던 네 얼굴이 떠오른다. 그때 엄마는 네가 많이 힘들구나 싶었어.
어른이라도 매일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공부해야 하는 일정이 이어진다면 답답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거야. 누군가의 말처럼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겠지.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처럼 어느 순간까지 참고 견뎌낸다면 분명 가뿐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올거야.
도시를 하얗게 물들이던 이팝꽃이 지고, 이제는 장미가 피는 계절이 되었구나. 장미는 예쁘고 향기로운 꽃 때문에 진딧물의 괴롭힘을 참고 견뎌야 한다고 하지. 엄마는 밝은 미래를 위해 무작정 지금을 참으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 다만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해주고 싶어.
나의 사랑하는 아들, 네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든지 엄마는 늘 너를 응원할게. 힘들고 외로울 때는 너를 바라보고 응원하는 엄마를 떠올리면 좋겠어. 앞으로 남은 너의 기숙사 생활을 응원할게. 너는 지금도 잘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충분히 잘할 거야.
2025년 5월 장미가 예쁜 어느 날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