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생활 중인 아들에게 띄우는, 들꽃 같은 엄마의 진심.
모처럼 비가 와서인지 아침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는 수요일이야.
오늘 아침에는 휴대폰 볼 여유가 없어서인지 엄마의 카톡을 보지 않았더구나.
엄마는 아침마다 기숙사에 있는 너에게 카톡으로 인사를 보내지.
오전 7시가 되기가 바쁘게 카톡 화면을 열고 “아들, 잘 잤어?” 하면
“어” 하는 짧은 답변이 달려.
너의 그 짧은 한 마디에 엄마는 “학교 잘 다녀와.” 말을 건넨단다.
집에 있었다면, 다정히 안아주며 인사했겠지. 그랬다면 어땠을까, 아들.
그래도 먹구름이 일었던 너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어서 다행이야.
집에 대한 그리움, 공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너를 보며 엄마도 들판에 핀 연약한 들꽃이 되곤 했단다.
기숙사에 입사하고 일주일 만에 퇴소한 친구도 있었고,
기숙사 밴드에 기숙사를 떠나기로 했다는 어느 엄마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어.
그때마다 너도 바람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처럼 마음이 복잡했을거야.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고 밤 12시 30분에 자는 기숙사의 빡빡한 일정이 힘들지?
부교재, 방과후 교재, 학원 문제집 등 공부할 것도 많지?
수학은 왜 그렇게 난이도가 껑충 뛰었는저 혼자 공부한 너에겐 벅찼을거야.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자습에 충분히 자지 못해 부스스한 얼굴을 보기도 했지.
지난 주말에는 눈꺼풀이 감기는데도 잠이 들까봐 서서 공부하는 너를 보고 울컥했단다.
매일 공부하라고만 말했던 내가 “그만하고 좀 자.”라고 얘기했을 정도였지.
요즘 부쩍 학교 부적응, 우울, 학업포기하는 학생이 늘어간다는
학교 알리미를 보고 네 생각이 났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아들, 너의 마음은 지금 어떠니?” 물어보고 싶더라.
아들, 아빠가 늘 말했던 것처럼 너무 부담갖지 말고 고등학교 생활을 즐겼으면 해.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너의 빛나는 인생을 응원할거야.
기숙사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노력하는 네가 엄마는 대견하단다.
힘들다는 소리 안하고 해보려고 하는 너를 응원해.
그래도 힘들면 참지 말고 “엄마, 나 힘들어.”라고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우리 가족 산을 오르고 내려왔던 그날들처럼 인생길도 그렇게 함께 하자.
사랑한다, 아들!
오늘도 너를 향한 마음으로, 이 글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