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렸다.
아껴두었던 메리골드 꽃차를 우리고 책을 읽는데 카톡이 울렸다.
“뭐지? “하고 들여다봤더니 남편이었다.
카톡 대화창에는 눈이 쌓인 풍경사진이 있었다.
사진으로는 아쉬웠는지 동영상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재생버튼을 누르니 어두운 밤풍경을 배경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들 눈 온다.”
눈 내리는 것이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호들갑을 떨었다.
무심한 아들은 단발마를 날리고 첫사랑을 만난 듯 나만 신이 나는 밤이었다.
읽던 책을 덮고 거실 창가로 다가서니 눈은 그쳐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묘하게 대비되어 이국적으로 보였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생각이 나서 노래를 찾아 듣는데 구급차가 보였다.
경광등을 반짝이며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 차는 옆동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뭐지?”
내 눈도 그 차를 따라 옆동으로 이동했다.
누가 아픈가, 위급한가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자 칠순을 넘긴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계절이 바뀌면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신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일은 꼭 전화를 해야지 생각하는데 구급차가 깜빡거리며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었다.
커다란 거실 창문에는 아파트 중앙에 설치한 전구들이 알록달록 색깔을 드리웠다.
도시의 네온사인처럼 반짝이는 불빛에 감겨드는 밤이었다.
첫눈이 오는 밤,
밖을 바라보며 친정엄마를 떠올리고,
고달프게 돌아올 남편과 아들을 생각하는 그런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