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다.
어쩌다 보니 함께 읽기 도서로 선정된 책으로 칼럼을 쓰게 되었다.
책 검색을 해보니 딱 한 권이 남아있었다.
삶의 존엄성을 다룬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를 대여했다.
2층에 있는 카페로 가는 복도에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도자기 화병을 테마로 바다가 출렁이고,
다양한 빛깔의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화와 동백이 백자 위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잘 그렸네. 그림 전공한 화가인가 봐.”
남편이 그림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고, 나는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그림 감상을 마치고, 우리는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카페로 향했다.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자 키오스크 앞에 모자가 나란히 서서 주문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따사로운 햇살이 길게 하얀 그림자를 드리웠다.
창밖으로 보이는 저수지에 물이 햇볕을 끌어안고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도서관에 오랜만에 온다.”
모처럼 도서관에 들른 남편이 말했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이 됩시다.”
나는 활짝 웃으며 대꾸를 했다.
이른 봄처럼 끈적이는 음악이 실내를 감싸고 있었다.
무뚝뚝한 남편은 편안한 분위기에 마음이 풀린 듯 종달새가 되었다.
문 앞에 서 있는 갈색곰 인형이
웃음을 띤 채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날 도서관에서는, 시간이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