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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을 읽다

by 소금별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장편소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Top 100, 뉴욕타임스 북 리뷰 선정도서,

뉴욕도서관 올해의 추천도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 등

여러 곳에서 극찬을 받은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페이지가 무려 512쪽! 500페이지를 넘어서는 장편소설이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제목처럼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70세 빅 엔젤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빅 엔젤의 삶은 단지 가족 내부의 이야기를 넘어,

멕시코계 이민자로서 미국 사회에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생일이라 곳곳에 흩어진 가족들을 불러서

마지막 생일을 뜻깊게 보내고 싶었던 빅 엔젤!

하지만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세상을 뜨면서

인생에서 가장 성대해야 할 생일 파티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게다가 그는 화장보다 더욱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뒤로 미뤄서,

다음 날 바로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도록 일정을 잡았던 것이다.

어차피 한번 태운 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미뤄도 아무 걱정이 없지 않은가.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꼬이기 시작하는 일정들!

빅 엔젤은 자신의 생일 파티를 무사히 끝마치고 싶어서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뒤로 미룬다.

서서히 도착하는 친척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들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진다.

멕시코계인 주인공 빅 엔젤의 파란만장한 삶!

리틀 엔젤이 그린 가계도를 보면 데라크루스 집안이 무척 복잡해보인다.

리틀 엔젤은 빅 엔젤의 동생으로,

가족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는 인물이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와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그들!

엄마인 마마 아메리카, 아빠인 돈 안토니오, 미국인인 베티 사이에

자식은 꼬리를 물고 태어나 복잡한 가계도를 그린다.

그들의 삶을 하나씩 들여다보다보면 푹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다.



그는 이미 신부에게 고백했다.

소변에 다시 선혈이 나오기 시작하면

곧 쓰러지게 될 거라고 나겔 의사가 말했을 때,

곧바로 고해성사를 했다.

참으로 묘하게도, 그 순간 마음이 차분해졌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빅 엔젤은 자신의 마지막 생일을 특별하게 보낼 방법을 떠올린다.

멕시코계이면서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한 평생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빅 엔젤!

때로는 가족들 위에서 군림하기도 했지만 그는 가족을 포기하지 않았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저자가 겪은 일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의 큰형은 불치병 말기로 인생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을 때

본인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은 형의 생일 전날이었고

자신의 마지막 생일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파티를 열게 되었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작가의 고백처럼 여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하다.

이렇게 사실적인 면에 작가의 상상을 더해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 탄생했다.



그는 시간의 기포 안에 갇혀 떠돌았다.

파티 소리가 귓가를 울렸지만, 그는 지금 여기에 없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몇 달 전의 방이었다.

그날도 집 안에는 참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마지막 생일 파티를 앞 둔 빅 엔젤은 자신의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가족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그였지만 그의 몸은 자유롭게 떠다녔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빅 엔젤의 상상이겠지만 말이다.

빅 엔젤, 페를라, 돈 안토니오, 리틀 엔젤, 레오, 파스, 엘 인디오,

브라울리오 등 대거 등장하는 이 책의 인물들과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스토리는 점점 더 긴장감을 자아낸다.



"죽음이라, 그건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빅 엔젤은 왜 어머니의 장례식을 미루면서까지 생일 파티를 열고 싶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아마도 그것은 인생을 끝내면서 그가 최종적으로 거두고자 하는

삶의 의미가 아니였을까 싶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그는 그가 이룬 모든 것보다 가족이 더 소중했을 것이다.


가족의 사랑과 애틋함이 베어나는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을

읽으면서 가족간의 사랑을 되짚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음이 스산해지는 겨울, 이 소설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끝자락에서

되돌아보는 삶의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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