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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순 Jan 25. 2024

 유아를 기를 때 읽으면 도움 될만한 책

 지난해 연말이었다. 도서 대출을 하러 공원 안에 있는 도서관으로 갔다. 신간들이 있는 서가로 갔더니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소설을 쓰는데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해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한국계 미국인이 쓴 책이어서 더 관심이 간 것 같다. 대출하려고 책을 들고 나서는 그 순간 다른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내게 분류학이 생소했어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결국 해내는 아이는 정서지능이 다릅니다>라는 책이었다. 마침 유아를 기르는데 도움을 줄만한 책을 찾고 있었다.


 이 책 대출을 보류한 이유가 있다.

 옆으로 매는 가방과 양손에 공원 냥이들 급식캔과 간식들이 잔뜩이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당장 어디 가는 건 아니라고 나를 다독거리며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만 대출해 왔다.  이 책은 고교시절 생물 시간을 소환했다. 분류학의 역사를 그렇게 알콩달콩 재미있게 이야기하다니.


 요즘은 전날 눈도장을 찍어두고 다음 날 가면 그 책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 머뭇대는 일이 부지기수다. 제목의 일부만 기억해 대출을 도와주는 사서를 괴롭히는 경우까지 있다. 하긴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빌려오는 일도 허다한데...


 다음 날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서가에 책이 보이지 않았다. 대출되었다면 예약을 해야 했다. 하지만 책은 초등 저학년 여자 아이와 함께 온 엄마가 대출을 위해 검토하려는지 도서관내에서 읽고 있었다. 예약도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다음 날 다시 가서 예약을 걸어놓고 서가로 향했다. 그날 신간 코너에서 내 눈에 들어온 책이 <통찰지능>이다.

  손주 키우기를 돕는 친구들과 두 살 아들을 기르는 이쁜이 엄마의 따님에게 안내해 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 읽어보고 싶었다.


 <통찰지능>은 추천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다. 현직 소아과 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통찰력의 중요성과 응용법을 비교적 잘 보여주고 있었다. 더불어 아이들의 여러 질병에 대한 대처 방법 소개도 괜찮았다.


 <결국 해내는 아이는 정서지능이 다릅니다>라는 도서는 2주가 지나도 반납되지 않았다. 추천하려는 도서는 꼼꼼히 완독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권하지 않는다. 그건 긴 시간 중학생들 필독도서를 선정하는 일을 하며 생긴 직업병의 일종이다.

 해가 바뀌고 새해가 훌쩍 지나서야 반납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구매를 결정했다. 미국 영재 초등학교가 우리의 보통공교육 시스템과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미국 영재초등학교 교육방법에서 배울 것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되면 걸러내야했다.


 책을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있다. 나는 아들 둘을 키웠다.

 거의 매일 이런 경우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내 대처법은 옳았는지 궁금했다. 아이를 가지기 전 교육대학원을 이미 졸업했지만 필요할 때 생각나는 건 아동 발달 단계(?) 정도였다. 자녀 키우기는 실전(?)이다. 실전에 적용할 만한 걸 과연 내가 배운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였다.


 내 말과 행동이 아들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늘 오리무중이었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내 부모님의 행동을 나도 거의 반복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자녀에게 엄하게 해야 할 때 어떻게 해야 상처입히지 않고 필요한 걸 가르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에서는 유아를 키울 때 정서, 사회성, 관계 맺기 등에 어떤 방법으로 부모가 대처해야 하는지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처음부터 굳이 완독 하지 않아도 괜찮다. 각종 사례로 제시된 소제목만 필요할 때마다 찾아봐도 도움이 될 내용들이 있어서다.


 아이를 기른다는 건 그 자체로 무한한 행운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거기에 아이들의 성장 단계에 적절한 조언이 하나 더 있다면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행운을 즐겁게 누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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