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하늘은 끊임없이 무너지고, 빗방울은 운동장과 복도를 구분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열어둔 문 틈으로 비가 스며들어, 복도 한가운데에 작은 연못 같은 웅덩이가 생겼다.
나는 서랍 속에 숨겨둔 끌개를 들고 나갔다.
바닥을 긁어내며 물을 밀어내는데,
미화원이 내 끌개를 빼앗아 갔다.
그는 말없이 다른 쪽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나는 남겨진 손으로 허공을 더듬다,
창고에 가서 다른 끌개를 찾아 들었다.
그러다 문득
3층에 쌓여 있던 빈 상자가 떠올랐다.
그 상자를 안고 내려와,
물이 스며들 틈에 눌러 채워 넣었다.
종이는 천천히 젖어갔고,
웅덩이의 가장자리는 무너졌다.
학생들이 다가오자, 나는 그들을 멈춰 세웠다.
“돌아가.”
아이들은 물 위에 비친 내 얼굴을 보다가,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복도엔 여전히 비 냄새가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