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개방 첫 날

by 미스터규

체육관을 배드민턴클럽에 개방하는 첫 날이다.


체육관을 개방하기 전, 나는 중문을 하나씩 닫아 걸었다.


쇠로 된 문틀이 닫히며 내는 소리는 낮고 길었다.


그 울림이 벽을 따라 흘러가, 체육관 안쪽의 빈 공기와 맞부딪혔다가 이내 흩어졌다.


당직전담원에게 간단히 말해 두었다.


오늘 저녁, 배드민턴클럽에서 온다고.


곧 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이 들어왔다.


낯선 얼굴들, 낯선 신발.


발소리가 바닥을 두드릴 때마다, 묵은 먼지가 일어나


빛 속에서 가볍게 반짝였다.

그들은 출입구를 묻고, 나는 길을 보여주었다.

그 순간 나는 체육관을 통과하는 바람 같은 존재가 되었다.


경쾌한 소리들이 이어졌다.

라켓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 셔틀콕이 천장을 향해 떴다가 내려오는 궤적.

그것들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리듬은

비어 있던 체육관을 처음으로 살아 있게 했다.


시간이 흘렀다.

그들의 몸은 땀에 젖어 있었고,

바닥에는 희미한 습기가 남았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나는 창가로 눈을 돌렸다.

유리창 너머로 저녁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빛이 기울며, 체육관 안쪽 바닥을 길게 가르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떠났다.

다시 문이 닫히고, 발자국이 멀어졌다.

셔틀콕은 더 이상 날지 않았고, 라켓도 침묵 속에 놓여 있었다.

남아 있는 것은 낯선 열기와 공기의 무게였다.


나는 다시 문 앞에 서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체육관은 고요하게 닫혀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조금 전의 빛과 소리,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의 호흡이

아직도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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