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 회의실 테이블과 의자가 납품이 되었다.
인근 학교 교장실 사진을 보여주셨지만
해당학교 행정실장에게 물어본 결과
자신을 불편하다고 해서 가구업체 사장을 추천받아서 의자를 구매했다.
새로 들여놓은 테이블과 의자 위로 희미한 빛이 번졌다.
처음 앉았을 때 모두가 말했다.
“편안하네요. 착석감이 좋아요.”
그 짧은 말 속에, 그동안 견뎌온 불편한 시간들이 은근히 스며 있었다.
가구 하나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이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작은 변화 같지만, 그것은 분명 삶의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일이었다.
싱크대는 일요일에 비와 함께 도착했다.
설비업자는 배관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완벽하지 못한 세상, 드러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
그러나 그 또한 우리의 일상이었다.
교장선생님이 불편해 하신다면, 그때는 장을 하나 더 세워 가려주면 된다고, 그는 담담히 덧붙였다.
예산이 있었다면, 나는 더 예쁘게 꾸밀 수 있었을 것이다.
바닥을 갈고, 벽 중간을 원목으로 둘러 따뜻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산이 바닥나 있었다. 교육시설안전인증 때문에 쏟아부은 돈,
그리고 예금이자조차 넣지 못한 현실. 내년에는 남겨둘 잉여금조차 없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나는 이 공간이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고 느꼈다.
빗방울 소리가 벽에 스며들고, 테이블 위에 앉을 사람들의 대화와 웃음이 머물고,
언젠가 이곳에서 흘릴 눈물조차도 결국은 빛이 될 것이다.
돈이 아니었다. 공간을 채우는 건,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과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