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휴일

by 미스터규

오늘은 재량휴일이었다.


학교는 고요했고, 운동장은 바람에 조금씩 밀려 다니는 낙엽들로 가득했다.


교사들은 41조 연수를 달고, 교육공무직원들은 기타를 상신했다.

일반직 공무원들은 연가를 써야 했다.

그래서 결국, 행정실만이 불이 켜진 몇 안 되는 곳이었다.


서류의 냄새가 은근히 따뜻했다.

급여 담당자는 13일까지 보고해야 하는 자료를 붙잡고,

재량휴일의 고요를 깨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의 손끝은 분주했고, 그의 눈가에는 피로 대신 책임감이 묻어 있었다.


나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교장선생님은 출근하지 않으셔서 결재를 해 줄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문득, 사무실의 적막 속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소리가 미안하게 들려왔다.


커피 향이 창문 틈으로 빠져나갔다.

햇살은 부드럽게 서류 더미 위를 덮었다.


나는 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넸다.

“수고 많아요.”

그 말이 공기 속에서 천천히 녹았다.

고요 속,

나는 직원에게 조금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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