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걸까?

by 세담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건 어떤 걸까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똑 부러지는 사람?

능력 있고 공부를 잘하며 아는 게 많은 사람?


사람마다 각자 원하는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꿈꿔본 적이 많을 것이다. 예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모습, 능력도 있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나의 모습.


하지만 결국 이건 모두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기준 중에 하나일 뿐이지, 내가 세운 나만의 기준이 아니다. 서점에 가면 한없이 쌓여있는 자기 계발 책들과 온라인에 널려 있는 수많은 조언들. 이건 모두 참고용일 뿐이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은 결국



내가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들이 너에게 다가온다 -라는 말은 우리 엄마가 늘 나에게 해주던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서 과연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던 기억이 난다. 글쎄, 이제 와서 돌이켜 본다면 엄마의 조언은 그저 참고용이었으며 나 스스로 엄마에게 당당하게 내가 좋은 사람으로 여태껏 살았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왜냐하면 난 나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한없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 줄 것이다.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서 선물도 주고, 온갖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곤 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나의 어두운 방에 딸깍하며 불을 키는 순간 공허함이 밀려온다. 기분 좋게 사람들과 웃고 떠들던 그 기억보다는 과연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결국 남에게는 친절을 베푸는 내가

나 자신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말이 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해 주기 어렵다는 말. 또는 내가 나에게 칭찬을 해주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하거나 따뜻하게 대해주기 어렵다는 것.


이 말이 정말 깊게 와닿는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나와 전혀 환경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남에게 내 마음 한쪽을 내어주면서까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아껴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사실 나는 내가 나에게 잘 대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나에게 있어 인간관계든, 사랑이든 어려움이 많았다.


나에게 한없이 사랑만을 베풀어주던 사람을 보면서 나는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의심했고, 무언가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낸 업적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는커녕 왜 더 잘하지 못했냐며 자책했다. 어떤 것을 말할 때도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먼저 이야기했고, 그 안에서 나는 나만의 작은 철장 안에 나를 가두고 스스로 절벽 끝까지 몰아세웠다. 남에게는 관대하다가도 내가 베푼 만큼 돌려받지 못하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곱씹고 또 눈치를 봤다.


물론 과거형은 아니다.

이러한 나의 단점 리스트 중 몇 개는 고치려는 노력 중에 있고 나머지는 아직 변함이 없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나에게는 높은 잣대를 들이대며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한다. 여전히 그렇다.


한 번은 나에게 누군가 그런 적이 있다. 왜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냐고.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나도 내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매번 발버둥 쳤다. 나 스스로를 의심하기에 나를 믿어준 적조차 손에 꼽는다. 이십몇 년을 살면서 고작 2-3번? 뿐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나도 힘이 많이 든다.

고작 내가 나를 인정하고 믿어주는 데 시간과 노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너무 많이 든다. 지쳐서 운 적도 여러 번, 심장이 두근거려 밤에 잠을 못 이루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나 스스로를 믿어주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나를 믿어주겠는지. 물론 내 주변에는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 나의 곁에 늘 있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내가 나를 못 믿어줄 때 내 곁에서 나를 지지해 주고 믿어줬다는 게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왜? 나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정신적으로 그 사람을 지지해 준다는 게, 그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불안정할 때마다 버팀목처럼 서서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준 사람들,

내가 그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할 때마다 나를 꼭 안아주면서 공감해 준 사람들,

내가 할 수 없다고, 포기하겠다고 말할 때마다 내가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라며 용기를 내어준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스스로를 미워하던 나에게 이런 사람들이 있었고,

현재도 나를 잘 못 믿어주는 나의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는 정말 복 많이 받은 사람인가 보다.


이제는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다시 한번 용기 내려고 한다.


나도 그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내가 그들의 어깨가 되어 " 잘하고 있어, 할 수 있어 " 라며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나 스스로에게 " 잘하고 있어, 할 수 있어 "라고 수십 번을 다독이며 잠을 청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