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해?

by 최지우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해왔다.

일을 하며 자부심도 느꼈고

리더로서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낀 날들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었고

누군가를 이끄는 자리에서

나는 늘 바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퇴직을 했다.


처음으로

멈춰 서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몸은 쉬고 있는데

마음은 아직도 어디론가 가야 할 것처럼 분주하다.


사람들을 만나면 늘 같은 말로 안부를 묻는다.


“요즘 뭐해?”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일하지.”

“바쁘지.”

라고 대답했을 말인데


지금은 그 질문이 내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된 걸까.

나는 멈춰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까.


한동안 그 질문이 싫어서

사람 만나는 일조차 망설여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알아가는 시간 속에 있었다.


그동안은 역할로 살았고

책임으로 살았고 기대 속에서 살아왔다면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나로 살아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그래서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이제는 이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


“요즘 뭐해?”

“잠시 쉬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알아가는 중이야.”


어쩌면 지금의 이 시간이

내 삶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깊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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