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와 대화한다는 것

사랑을 남기는 일

by 최지우

자녀를 키우다 보면 자녀가 커 갈수록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들면

“대화가 안 된다”고 말하는

부모와 자녀를 자주 만나게 된다.


어릴 때는 부모가 자녀의 전부였다.

하지만 열 살을 전후로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 안에서 친구가 전부가 된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지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진다.

사춘기 자녀와 건강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공감, 토론, 그리고 격려다.


먼저, 공감이다.

자녀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때

부모의 마음에는

“내가 너를 알고 싶어.”

“나는 네가 궁금해.”

라는 전제가 먼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대화는

부모에게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유 없는 상태에서 시작된 대화는

쉽게 비난이 되고,

지시가 되고,

서로를 다치게 한다.



두 번째는 토론이다.

대화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있고,

부모는 먼저 경청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릴 때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따랐다.

하지만 이제 부모가 아이에게 전해줄 메시지는

정답이 아니라 방향이다.


“인생의 선택지는 하나가 아니다.”

“도전하고, 경험해도 괜찮다.”


부모의 인생 경험은

아이의 선택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데에

쓰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은

격려와 마무리다.


대화를 잘 이어 오다가

마지막에 던지는

“네 맘대로 해!”라는 말은

격려가 아니다.


토론이 잘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대화의 끝을

긍정적인 격려로 닫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직한 격려란

아이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말이다.


대화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더라도

이런 말은 남길 수 있다.


“어려운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너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도 많이 배웠어.”

“우리,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


대화의 마지막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긍정적인 감정으로 마무리하는 것,

그것이 관계를 지키는 힘이다.



자녀는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

대화의 끝에 느꼈던 감정과 정서를

오랫동안 기억한다.


부모와의 대화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사춘기 아이와 대화한다는 것은

아이를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멀어지지 않기 위해

끝까지 마음을 남기는 일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