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를 건넌다.

아이의 소소한 홀로서기

by 서르

첫째의 2학년 겨울방학기간 중이다.

오전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아 운동 특강 몇 가지를 신청했다.


만 2년을 아이와 함께 등하굣길, 학원 오가는 길을 함께했으니 이쯤 되면 서서히 놔줘도 될 거 같아 동네친구와 약속 잡아 스스로 특강학원에 가게 해봤다.


곧 있음 둘째가 학교에 들어가니 혼자 다니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둘째 돌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등 떠밀듯이 시작해 본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마음먹을 즈음에 아이도 자연스레 친구와 함께 스스로 떠났다. 몇 달 전만 해도 친구와 함께여도 꼭 나와 함께해야 한다는 아이였다.


어디 멀리 가는 거 아니고 고작해야 5분 거리를 가는 것이지만 그 길을 처음 스스로 간다. 뒤도 안 돌아보고 친구와 전속력으로 뛰며 냅다 가버리는 모습을 보자니 섭섭한 마음이 먼저 몰려온다. 이것이 홀로서기를 하는 아이를 보는 어미의 불리불안인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을 때, 손잡고 어린이집에 다닐 때, 처음으로 킥보드를 타기 시작했을 때 등등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한걸음 한걸음이 조마조마하고 동시에 불안했었다. 아이가 길을 걸을 땐 늘 최악의 상황이 동시에 떠오르곤 했었다. 아이가 킥보드를 타다가 차에 치인 달지, 내리막길을 뛰다가 넘어져 굴러 얼굴이 다 까진 달지 등등 그래서 아이와 손잡고 길을 나서면 모든 순간이 내겐 불안으로 다가왔었다. 늘 곁에서 아이를 지키고 있어도 내가 아이를 온전히 돌봐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아이가 자라서 안전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는데도 내가 스스로 뭐든 실행해 보는 시도를 시키지 않았다.

내 불안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음을 자주 느꼈었다.


그러나 이번 방학 때는 서서히 아이를 놔줘 보기로 했다. 스스로 해보고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하니 그 시행착오의 시기를 더 늦출 수가 없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단 횡단보도 혼자 건너기 뿐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찾아보니 많았다. 육아의 세계란...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하며 키우다 보면 어느 한 부분이 눈에 띄고 가 반복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는 즐거움을 맛봐야 하는 시기가 지금 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찾아온 것이라 생각하며 위안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