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이 이런거구먼.
강화도에 뭐가 있을까 하고 무작정 강화도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강화도에 대해 열심히 검색을 하고 있느라 바깥 풍경을 못 본채 가고 있었는데, 남편이 갑자기 유턴을 한다.
"왜? 길 잘못 들었어?"
"아니~ 저기 뭔데 차가 저렇게 많은지 한 번 가보자."
주변에 볼 거라곤 1도 없는 허허벌판 시골길에 차가 우르르 몰려 주차되어 있었다.
강화도 가기 전이니 김포인 것 같은데 뭐지 뭐지? 무슨 행사하나? 하면서 가보니,
와~~ 빙어 낚시터가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빙어 낚시. 사실 나는 전혀 관심 없다.
추운데 낚시하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 가는 사람이다.
그냥 강화도 예쁜 카페나 가고 싶은데 이 두 남자는 아주 신이 나셨다.
환호성을 지르고, 낚시터를 둘러보느라 바쁜 두 남자.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할 수는 있는 건지 등등 알아보고 오라고 하고 나는 차 안에 있었다. 춥다.
잠시 후에 남편이 신나서 왔다.
"3시부터 입장하면 6시까지 할 수 있대. 지금 2시니까 한 시간 동안 아들 썰매 태워주자"
그렇게 강화도는 물 건너가고, 우리는 빙어 낚시터에 머물기로 했다.
8살 인생에 이렇게 생긴 썰매는 처음 타보는 촌놈이 아주 신났다.
처음부터 목적지가 여기가 아니었기에 장갑도 안 챙겼고, 신발도 그냥 슬리퍼 신겨 나왔는데 ㅎㅎㅎ
그래도 하나도 안 춥다고, 손도 안 시리고, 발도 안 시리다고 좋아하는 걸 보니 강화도보다 여기가 너에겐 천국이겠구나 싶었다.
나는 또 추워서 뽀르르 차 안으로 쏙 들어가고, 두 남자는 그렇게 1시간 동안 얼음 썰매를 탔다.
남편은 내내 허스키가 되어야만 했어도 본인이 더 즐기는 것 같았다.
빙어 낚시 전 추워진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데는 역시 컵라면과 어묵이지.
따뜻하게 배를 채우고 낚시터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참 많더라만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였다. 세상 부모들은 참 부지런하다.
빙어를 잡는 얼음 구멍이 뚫려 있었다. 나 이거 티브이로만 봤는데 ㅎㅎㅎ왠지 들뜬다.
곳곳에서 직원분들이 낚시꾼삼촌들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처음 빙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1:1 코칭을 해주는데 너무 친절해서 좋더라.
그분은 아마 전문 낚시인이리라. 설명을 하는데 이미 신나셨던데.
낚시는 시간을 낚는다고 했던가?
빙어 낚시는 제외다. 미끼를 끼워 넣기만 하면 금방 금방 잡히는 게 손맛이 꽤나 쏠쏠했다.
나는 정말 구경만 하려고 따라 들어갔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꼬맹이 것 하나, 남편 것 하나 이렇게 낚싯대 두 개를 샀는데, 너무 금방 잡히니 남편은 미끼를 끼워주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놀고 있는 낚싯대를 내가 잡아야 했다.
책가방을 둘러맨 채 어느새 아들보다 내가 더 신났다.
그리고 나는 정말 잘 잡았다. 느낌 딱 알겠던걸?
내 낚싯대에는 2-3마리가 한 번에 잡히기도 했다. 그 덕에 남편은 손맛은 커녕 미끼만 만지다 왔다.
엄청 많이 잡았는데, 손이 얼어서 마지막 사진을 못 찍었다. ㅎㅎㅎ
방한화 신고, 핫팩 준비하고, 장갑 끼면 3시간이 아니라 6시간도 할 수 있겠더라.
그런데 우리는 저토록 초라한 차림새를 하고 가서 ㅋㅋㅋㅋ 손이며 발이며 너무 추웠다.
주어진 3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나왔는데, 잡은 빙어를 바로 튀겨준다.
그 사진도 없는 게 아쉽다. ㅜㅜ
처음 먹어보는 빙어 튀김. 쫀득하고 고소하고 비린맛이 하나도 안나는 게 너무 맛있었다.
딱 맥주 안주더구먼.
아들을 키우니 이런 것도 다 해보는구나 싶다.
우리만의 추억을 하나 또 만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남편에게 고마웠고, 모든 것에 감사했다.
또 가자는 아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올 해는 못 갈 것 같다고는 했는데, 사실은 나도 또 가고 싶다.
여보 한 번 더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