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조회수 감사합니다
브런치 알림이 온다.
조회수가 100000을 돌파했습니다.
아니 이게 먼일이래?
숫자의 동그라미를 한참을 다시 세봤다.
10만?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처음 만나는 숫자 10만.
물론 하루 만에 오른 조회수는 아니고 총 3일에 걸친 누적조회수였다.
사실 3일 전에 다음 메인에서 내 글을 확인했을 때는 그냥 또 그런가 보다 했다.
어느새 나는 '다음' 메인에 내 글을 올린 게 꽤 여러 번 되었으니까.
처음 한 두 번은 그저 신기해서 조회수 1000만 나와도 캡처해서 여기저기 자랑을 하곤 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도 조회수에 욕심이 나지는 않았다.
그저 '다음'에 내 글이 소개된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더 이상은 자랑은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다르다!!
물론 여기에는 10만도 나의 1000처럼 가볍게 여길 작가님들이 많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들의 몇십만도 처음엔 1000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는 10만이라는 조회수에 와인을 깔 레벨은 넘어서겠지.
아무튼 자축을 했다.
원래 금요일은 피터팬이 정한 치킨 데이라서 무조건 치킨을 먹어야 한다.
치킨엔 맥준데.... 냉장고에 맥주가 한 개 남아있다.
사러 나가기엔 귀찮고, 한 캔으론 턱없이 모자랄게 뻔하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는 술이라곤 와인밖에 없으니 그걸 먹을 수밖에.
치킨데이에 피터팬은 B사의 뿌링클인가 머시긴가만 먹는다.
그게 제일 맛있단다.
나는 그게 맛이 없는데... 그래서 매번 치킨을 안 먹었다.
어쩌다 나도 치킨이 먹고 싶으면 피터팬이 쿨하게 양보해 준다.
"난 오늘은 허니콤보 먹을게" 라고.
K사의 레드콤보가 나는 제일 맛있어서 그것이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피터팬이 허니콤보를 먹겠다고 하면 나는 레드콤보를 먹을 수 있는 날이 된다.
그렇게 나는 레드콤보를 시키고 피터팬은 허니콤보를 시켜주었다.
반반은 양이 적으니 각 한 마리씩 먹는 걸로
매운 치킨인데 나에겐 레드와인 밖에 없으므로, 레드 와인을 오픈한다.
와인에게 매운 치킨이라니.. 미안한감이 없지 않아 치즈를 구웠다.
와인에게 미안한건지, 내 입에 미안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와인엔 무조건 올리브 오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아보카도라도 꺼내 올리브 오일 범벅을 만들까 하다가 그냥 오늘은 매운맛 치킨과 레드와인을 무조건 친해지게 하리라는 이상한 심보가 생겼다.
신의 한 수는 역시 치즈였다.
매운 치킨 한 번 먹고 와인 한 모금 마시고, 올리브오일에 푹 찍거나 꿀에 푹 찍은 치즈를 곁들이니
빨간 치킨도 빨간 와인에 제법 어울렸다.
뭐 내 입에 맞으면 그게 완벽한 페어링이지!!
그렇게 고집스럽게 먹다 보니 와인 한 병을 다 비웠고, 치킨은 끝내 다 먹지 못했다.
조회수 10만 덕에 내 생전 처음으로 매운 치킨에 레드 와인을 먹어보았다.
스파클링이나 화이트였다면 더 잘 어울렸겠다 생각하면서 내일은 와인을 쟁이러 백화점에 가야지 했다.
글태기에 관한 글을 쓰고 그다음에 쓴 글이 조회수 10만이 되었다.
그 글은 쓰기 전날 잠들기 전에 갑자기 문득, 친정에서의 일이 생각나서 쓴 글인데.
글을 잘 쓰지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여전히 나는 글태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다.
그런 나에게 약간의 응원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참 감사한 세상이라고.
발버둥이라도 치면, 그저 외면당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와인 한 병을 마시면서 또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