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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휘 Apr 18. 2023

드디어 해냈다.

도서 인플루언서 선정


이 메일을 받기위해 얼마를 달려왔던가.

나는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기를 몇 달.

그럼에도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하기를 또 몇 달.

알 수 없는 원인을 찾아 헤매다가 "마음을 비우면 돼요" 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마음 비우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고 욕심에 눈에 뵈는 것도 없는 지경도 아니었는데, 뭘 더 비워야하나 싶었다.

가만히 생각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을 때의 내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답답해 죽을 것 같은 표정, 온 신경이 노트북에만 가 있는 나의 하루.

어느 순간 화가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애꿎은 아이에게 신경질을 쏟아붓고 있었다.


대체 이게 뭔데? 뭐라고 나를 이렇게 흔드나 싶었다.

인플루언서가 된다고 당장에 삶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왜? 무엇때문에? 생각했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았다.

왜 이게 그렇게 하고 싶은가 질문했다.

나의 이유는 이랬다.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포스팅을 하고 싶어서 -  인플루언서에 도전하려면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맞았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포스팅은 북리뷰 뿐만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관종이다. 주목받고 싶어서, 아니 그것보다는 보여주고 싶어서. - 블로그 강의도 했는데, 그래서 인플루언서를 만들어 냈는데 정작 내가 안 되고 있으면 막말로 가오가 안생기잖아. '너도 못하는데 누굴 만들어주겠다는거니 이건 말이 안되지'였다.

사실 첫 번째 이유보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컸을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남을 의식하는 것을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닌가보다.

그래, 어떻게 한 번에 다 버리겠니. 조금씩 조금씩 버리다보면 다 버려지는 거겠지.

그래서 다 버리지못했다고 나를 질책하지 않았다.

약간의 남을 의식하는 것도 있어야 발전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남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될 되로 돼라 하면서 노력을 덜 했을 것 같긴 하다.

나는 남을 의식하고 있었기에, 더 열심히 노력한 건 사실이다.

매일 1포스팅을 하기를 9개월째, 8번 탈락하니 이제 1포스팅으로 안되겠다 싶었다.

아무리 분석해봐도 내 하나의 포스팅의 질은 다른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다고 생각했다.

이건 결코 자만이 아니다. 자신이다.

그렇다면 이웃수 일만 명이 넘는 내가 그들과 (대체로 인플루언서 신청하는 블로거들을 보면 이웃수가 5천명 미만이다) 다른 경쟁력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이웃수가 많으면? 방문자수가 많아야한다.

그런데 북리뷰 하나로 유입이 쉽지 않다. 

유입이 쉬운 포스팅은 도서블로그에 맞지 않는 주제들이므로 포스팅을 할 수가 없다. 

그럼 어쩌라고?


나는 북 리뷰와 책에 대한 정보를 같이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매일은 정보가 많지 않아 힘들었고, 주간 포스팅으로 온라인서점 주간 베스트셀러를 포스팅했다.

그리고 내가 직접 큐레이션을 했다. 

그동안 읽고 포스팅한 책들에서 주제를 정해 분류하고 묶어서 포스팅을 했다.

확실히 북리뷰보다 유입이 좋았다.

그렇게 하기를 두 달.

인플루언서 신청을 하고 그 '마음 비우기'라는 걸 해보았다.

이미 두 달동안 큐레이션과 북리뷰 포스팅을 하면서 나는 그 자체로 재미가 있어졌다.

꼭 인플루언서가 아니라해도 충분히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고, 어떤 인플루언서들 보다는 이미 내가 이웃수가 더 많았으므로.

그래서 욕심을 내려놓고, 인플이 안되어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생각을 하기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이 되어진것이다.

8번 신청한 중에 가장 마음이 편했다.

그 전에는 하루에도 몇 번 메일을 확인했다.

이 번엔 그러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마음을 먹은 데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서 에픽테토스의 '숙명론'이었다.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두라.


그래,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어. 이제 붙든 떨어지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그냥 둬버리는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니 그렇게 생각이 되어진다.


정말 신비한 힘이 존재하는걸까?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내가 할 일을 했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나는 드디어 9개월만에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무엇보다 나는 나보다 먼저 인플이 된 나의 제자? ㅎㅎㅎ

아무튼 그들의 진심어린 응원에 감사한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해낸 나 자신에게 '엄지척'을 들어올린다.


이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포스팅도 할 수 있게 되었고, 남들에게 보여줄 결과도 만들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꾸준하고 묵묵하게 해나간다면,  또 일어날 일이 일어날 것이다.



작가님들 팬하기 부탁드려요^^

https://in.naver.com/wendysalong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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