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해보자
오늘부터 새로운 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늘 마음속에서 정해둔 일이었는데 또 늘 하지 못해서 하루가 찝찝했던 그런 것들이 있다.
나에게 그런 것이란, 신문 읽기와 영어공부였다.
우선순위라는 것이 그렇다.
현재에 내가 가장 집중하고 싶은 것이 당연 일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1년 전 나의 우선순위가 영어공부였을 때는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이 영어공부였다.
그렇게 하루 2-3시간을 공부를 했는데, 조금만 더 지속적으로 했다면 아마 실력이 확 늘었을 시점에 나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니 당연 우선순위가 블로그 포스팅이 되었고, 도서 블로거였으므로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렇게 나의 영어공부는 여전히 열정만 불타오르기만 하고 아무것도 태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왜 그렇게도 죄책감이 드는지 매일 하지 못한 영어 공부가 그렇게도 찝찝할 수가 없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들은 해야겠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우선순위인 독서와 필사와 포스팅을 마치고 나면 왠지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 착각이 생긴다.
영어강의를 들으면 되는데 듣기가 싫고, 차라리 밀린 드라마를 보고 싶어 진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난주에 거실 티브이를 없앴다.
아주 큰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티브이가 없으면 뭘 하나,
노트북도 있고, 핸드폰도 있다.
언제든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것을..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이제 봄도 되었고, 걷기도 다시 해야 하니까 아이를 등교시키는 길로 즉시 우편함의 신문을 꺼내 들고 걷기 시작했다.
만보는 시간이 아까운 느낌이고 딱 5 천보만 걷자 생각하며 걷다가 아침 겸 빵집에서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신문을 읽기로 했다.
신문 읽는 데 걸리는 시간 한 시간 잡고, 이거라도 하면 하루에 하지 못한 일의 빨간 줄 하나가 줄어들 테니까.
이거 하나라도 하면 마음이 홀가분할 테니까.
그렇게 오늘 처음으로 아침에 신문을 들고 걷다가 빵집에서 신문을 다 읽고 집으로 왔다.
이 루틴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쯤 블로그 포스팅을 하나 다 끝내고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을 터였다.
할 일은 늘어난 치즈처럼 뒤로 쭉 늘어나버렸다.
이렇게 되면, 점심을 먹고 띵가띵가하던 시간에 나는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하교를 하면 그때부터 얼추 평소와 같은 루틴이 된다.
신문 읽기는 이렇게 하니 해결이 되겠다.
그렇다면 가장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영어공부는 어떻게 어느 시간에 끼워 넣어야 할까를 고민해야겠다.
늘 마음에 걸렸던 3가지. 걷기, 신문 읽기, 영어공부하기.
3가지 중 2개가 해결됐으니 무척 기분이 좋다.
3가지 중에 가장 절실한 건 사실 영어공부인데, 걸으면서 영어강의를 들으면?
오호라~~ 유레카!!
TMI
오늘 읽은 기사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당신은 얼마나 미소 짓고 있는가?"라는 사설이었다.
며칠 전 읽은 <지위 게임>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우리는 모두 인생에서 더 높은 지위를 열망하며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
그 게임을 올바르게 잘하는 방법으로 7가지 중에 상대방을 존중하고 칭찬하며 나의 명성을 쌓아야 한다 라는 부분이 생각나는 기사였다.
내 욕망을 거머쥐고 조절하며 타인을 기쁘게 맞아야 한다는 말,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자주 미소 지으라는 말.
그것이 내 안의 악을 이기는 선을 위한 노력이라는 말.
선과 악은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라는 것은 수많은 고전에서, 많은 현자들과 철학자들이 하는 말이었다.
그러니 적절히 조율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악으로 게임을 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누르려는 분투를 하는 인생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
<지위게임>과 신문의 사설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로 완성되는 오늘 아침.
나는 충분히 미소 지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