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것은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우월감을 뽐내고 싶고.... 등등등
돌아보면 지난 45년간은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언제나 더 많이 가지려고 애썼고, 가졌음에도 만족하지 못했고, 더 더 더 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살았다.
스스로 기준을 높게 세워놓았고, 그런 기준은 눈이 높다는 말로 은근히 듣기 좋은 우월감을 주기도 했다.
45년이라니... 그 긴 세월 동안을 그렇게 살아온 걸 생각하면 그 시간이 참으로 아깝다.
뭐 그래, 20대라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아니 뭐 30대 초반까지도 그럴 수 있지. 그런데 45세는 쫌.....?
남편도 일이 잘 되고 있었고, 나는 전업주부로서 나 스스로 돈 한 푼 안 벌면서 호의호식하는 삶이었다.
마치 내게 주어진 임무는 육아만 잘하면 되는 것처럼,
그렇게 살면서도 마냥 즐거웠다. 남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다고 생각하며 살았고, 그게 우물 안개구리라는 것도 망각한 채 노랫말처럼 '내가 젤 잘 나가'도 아니고.... 참 지금생각하니 낯 뜨겁기 이를 데 없다.
그래도 뭐 모르고 살았으니, 모르고 살면서도 좋았으니 되었다로 결론을 내린다.
지난날을 자책을 하기엔 이미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으므로.
남편의 사업이 어느 순간 잘 안되기 시작했다. 망한 건 아니었어도 하던 만큼 안되면 (막말로 가져다주던 생활비가 줄어들면) 걱정이 되었다. 물론 나를 위한 걱정이었다. 남편은 나에게 힘든 내색을 한 번 안 했다.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도 철없는 아내가 되었다. 닦달을 했고, 어쩌면 숨이 막히는 건 남편이었어야 하는데 내 성질머리를 내가 못 이겨 숨은 내가 막혀왔다.
공황이라는 것을 처음 겪던 날 새벽, 갑자기 벌떡 일어나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면서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도 모를 눈물이 줄줄 흐르면서 그렇게 꼬박 3일을 힘들었다.
대자연이 나에게 뭔가 계시를 주나 보다 싶었다.
그 3일 동안 내가 원하고 또 원했던 건 딱 하나. 평소처럼 숨만 쉴 수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였다.
명품도, 엔틱그릇도, 좋은 차도, 큰 집도 다 필요 없다고. 정말 예전처럼 편하게 숨만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때부터였던가.
그 모든 것의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 것이...
3일 후 다시 평소 같은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8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A4 노트 3쪽을 빽빽이 채우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그리고 내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비로소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의 아보하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큰 일을 해내는 것인지를 깨달았던 그때부터
나는 일상에서의 작은 기쁨과 행복과 감사함을 의식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45년을 숨을 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먹고 자고 입고 여행 가고? 이 모든 것들이 평범하기만 했다. 그 평범함이 당연한 것이었고, 특별나지 않았기에 덜 소중했고, 누구나 다 하는 건데 뭐... 이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모두 감사할 일 투성이며 모든 것이 축복일 뿐이었다.
그래서 매일 일상에서 의식적인 행복을 찾기로 했다.